▶ ■ 진단/청소년 스마트폰 SNS ‘음란’비상
▶ 인스타그램 등 이용 욕설·섹스팅, 나체 찍어 올리기도
웨스트LA에 사는 한인 김모(45)씨는 얼마 전 우연히 중학생 아들의 스마트폰을 열어 봤다가 깜짝 놀랐다.
올해 열한 살이 된 아들이 온라인 사진 공유 서비스인 인스타그램(instagram)에 성관계를 의미하는 농담이 담긴 메시지를 올린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김씨가 또 놀란 것은 아들의 게시물들 가운데 욕설인 ‘F 단어’가 많이 포함돼 있는 것.
김씨는 “아들이 사춘기에 접어드는 나이가 됐지만 이렇게 빨리 어른 흉내를 낼지 몰랐다”며 “아들에게 이와 관련해 주의를 주고 인스타그램 어카운트를 공유해 계속 확인하기로 했지만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8학년에 재학 중인 큰 딸을 둔 50대 주부 서모씨는 얼마 전 무심결에 딸의 방문을 노크 없이 열었다가 놀란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내려앉는다.
딸이 거울 앞에서 야릇한 속옷을 입고 포즈를 잡으며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던 것.
이처럼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10대 아이들 사이에서 채팅이나 온라인 공유 사이트에 자신의 노출사진을 올리거나 음란한 내용을 주고받는 이른바 ‘섹스팅’이 널리 퍼지면서 학부모와 교육 당국이 학생들의 포스팅 단속에 부심하고 있다.
한인가정상담소(KFAM)에 따르면 한인 자녀들을 포함한 미국 내 18세 이하의 청소년 5명 가운데 1명은 온라인 사진 공유 사이트에 노출이 심한 일탈사진을 올린 경험이 있으며, 과반수의 청소년들은 또래의 친구들이 SNS에 올린 노출사진을 본 적이 있다고 전했다.
가정상담소 안현미 카운슬러는 “청소년들이 온라인에 야한 속옷을 입은 모습이나 전라의 노출사진을 올리는 행위는 어린 나이에 생기는 ‘호기심’에 ‘과시욕’과 다른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관심욕’ 등이 결합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자 친구나 남자 친구가 있는 어린 학생들이 상대방의 호기심으로 인한 압박을 이기지 못해 잘못된 판단으로 올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으며 ‘자기애’가 높은 아이들이 타인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어 단지 ‘팔로워’와 ‘좋아요’ 숫자를 늘리기 위해 일탈행위를 일삼는 경우도 있다”고 진단했다.
온라인상에서 청소년들의 노출사진이 속출하고 있는 또 다른 원인으로는 SNS의 편리한 해시태그(#) 기능도 한몫하고 있다. 해시태그는 원래 관심 있는 내용을 쉽게 찾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음란물을 쉽게 검색해 모아주는 역기능의 역할도 가지고 있다. 결국 SNS의 편리한 해시태그 기능과 사진이 중심인 특성이 만나 청소년 사이에 무분별한 음란물 공유의 한 축이 된 셈이다.
이처럼 SNS를 통한 청소년들의 노출행위가 수위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지만 이를 차단하기 위한 특별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SNS를 직접 운영하는 회사들은 전담 모니터링 요원들을 두고 음란 게시물을 단속하거나 검색란에 성관련 단어를 금지어로 두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전 세계 수억명의 이용자들을 일일이 감시하기 힘들 뿐더러 성관련 검색 신조어가 계속 등장하고 있어 특별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안현미 카운슬러는 “혹시라도 이런 행동을 하는 자녀를 접했을 경우 절대로 야단을 치거나 스마트폰을 뺏는다면 아이와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부모들은 아이가 올린 사진 한 장에 대한 결과를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하며 아이의 입장에서 호기심을 갖고 사진을 올린 이유를 경청하는 등 차분한 대화가 필요가 있다.
또한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들이 성적 호기심이 생기기 이전 나이부터 스마트폰 사용 때 주의점과 책임감 등 조기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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