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송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에미상 시상식에서 비올라 데이비스(50, 사진)가 흑인 여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일 LA 마이크로소프트 씨어터에서 열린 제67회 에미상 수상식에서 ABC방송의 ‘하우 투 겟 어웨이 위드 머더’에 출연한 데이비스가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데이비스는 이 작품에서 로스쿨 교수이자 변호사인 애널리스 키팅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데이비스는 수상소감에서 "유색인종 여성을 다른 이들과 구분 짓는 것은 오로지 기회"라며 1800년대 흑인 해방 운동가였던 해리엇 터브먼의 정신을 언급하기도 했다. 언론들은 오랜 기간 세워져 있던 에미상의 장벽 하나가 드디어 무너졌다고 전했다.

또 이날 시상식에선 트랜스젠더를 소재로 아마존이 제작한 코미디 시리즈 ‘트랜스패런트’가 남우주연상(제프리 탬버) 등 5개의 상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에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로 사업을 확장한 아마존이 에미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마존의 수상은 시청자들이 드라마나 코미디 등 TV 프로그램을 소비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언론들은 평가했다. 이밖에 드라마 시리즈 부문 최고상은 HBO의 ‘왕좌의 게임’, 코미디 시리즈 부문 최고상은 HBO의 ‘빕’(Veep), 버라이어티 토크쇼 부문 최고상은 코미디센트럴의 ‘존 스튜어트의 데일리쇼’ 등이 차지했다. 방송사별로는 타임워너 소유의 케이블방송인 HBO가 총 43개의 상을 휩쓸어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12개를 받은 NBC, 8개를 받은 코미디센트럴과 FX네트워크, 6개를 받은 ABC, 5개를 받은 아마존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