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사우디 당국 실수’ 공개 비판해 긴장감
▶ 크레인 붕괴 참사 13일만의 대형 악재로 사우디 타격
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 성지에서 사망자가 700명 넘게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로 사우디는 물론 이슬람권이 큰 충격에 빠졌다.
이슬람권에서 가장 성스러운 행사 중 하나인 정기 성지순례(하지) 기간 벌어진 최악의 압사사고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칫 이슬람 성지순례에 대한 불안 심리와 함께 전 세계에 부정적 인식을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사우디 당국의 실수"라며 공개 비판을 하고 나서 양국 간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사우디 국영TV와 현장에 있는 순례객들이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한 화면 등을 보면 성지순례객 수십만명이 찾은 메카 외곽의 미나 성지가 압사 사고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아랍권 최대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알아라비야는 이번 소식을 ‘긴급 뉴스’로 실시간 보도하며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영상과 사진에 찍힌 사고 현장에는 옷가지와 신발, 소지품 등이 널브러져 있고 바닥에는 실신한 다수 순례객들 모습이 보인다.
사우디 군인들과 야광, 주황색 조끼를 입은 구조 대원들은 현장을 분주히 돌아다니며 부상자들을 이송하거나 심폐소생 등의 응급 처치를 했다.
사고 현장 상공에는 헬기가 비행했고 주변에선 구급차 수백대의 사이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슬람권 일각에선 사우디 정부가 순례객 200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을 사전에 알면서도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이란의 하지조직위원장인 사이드 오하디는 압사사고 직후 이란 국영TV와 전화 인터뷰에서 "사우디가 잘못 대응을 했다"고 공개 비판했다.
그는 "하지 행사중 하나인 ‘마귀 돌기둥에 돌 던지기’ 의식이 열리는 곳으로 연결된 일부 도로가 막혀 이번 사고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며 사우디 당국에 책임을 물었다.
이란은 이번 사고로 자국민 43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쳤다며 테헤란 주재 사우디 특사를 불러 자세한 사고 원인을 듣기로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사우디 정부는 약 2주 전 크레인 붕괴 사고가 인재인 것으로 조사되면서 이번 압사 사고도 사전 예방 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나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지난 11일 메카에 있는 그랜드 모스크 증축공사 현장에서는 대형 크레인이 강풍에 무너져 최소 107명이 사망하고 230여 명이 부상했다.
사우디에서 종종 발생하는 대규모 사망 사건에 이슬람권의 성지 순례에 대한 불안감도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인도, 말레이시아, 이집트 등 메카로 성지순례를 많이 오는 국가들도 당장 자국민 피해 상황 파악에 나섰다. 특히 세계 최다 이슬람교도를 보유한 인도네시아의 올해 사우디 순례객은 16만8천명을 넘어섰다.
앞서 사우디에서는 2006년 미나 압사사고로 362명이 사망했고 2004년 성지순례객 사이에서 충돌이 벌어져 244명이 숨졌다. 1998년에도 180명이 압사했다.
1994년(270명 사망)과 1997년(340명 사망)에도 압사사고가 났고 1990년엔 메카로 향하는 보행용 터널에 사람이 몰리는 바람에 1천426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2006년엔 압사사고 외에 메카 대사원 부근 호텔이 무너져 성지순례객 73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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