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지순례(하지) 의식과 사고 원인
▶ 올 200만 찾아… 대규모 이동 위험 상존‘마귀 돌기둥 돌던지기’1,400여명 사망도
사망자 700여명을 포함 무려 1,5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난 사우디 성지순례(하지) 참사는 이른바 ‘마귀 돌기둥에 돌 던지기’라는 의식과 관련돼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도대체 ‘하지’(Hajj)로 불리는 성지순례가 무엇이기에 이같은 참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일까.
성지순례(하지)는 이슬람교도가 지켜야 하는 5가지 기둥(실천 영역) 중 하나로 이슬람교도는 평생 한 번은 이를 수행하는 것을 종교적 의무로 여긴다.
성지순례는 메카의 카바 신전 가운데 있는 성석에 입을 맞춘 뒤 주위를 반시계방향으로 7바퀴 도는 행사로 시작된다. 이후 메카를 떠나 미나 계곡으로 옮겨 텐트를 짓고 기도를 하면서 하룻밤을 보낸다.
이튿날 정오 아라파트(에덴동산) 평원으로 옮겨 기도하면서 일몰을 맞이하고 무즈달리파에서 자갈 7개를 주워 미나로 가서 마귀 또는 사탄을 의미하는 기둥에 이 자갈을 던지며 성지순례가 절정에 이른다. 사우디 당국은 올해 성지순례엔 사우디 국내외에서 이슬람교도 200만명 정도가 이슬람 성지 메카와 메디나를 찾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찾는 성지순례의 대미를 장식하는 의식이 ‘마귀 돌기둥에 돌 던지기’인데, 이곳에 한꺼번에 인파가 몰리면서 가장 위험한 행사로 꼽힌다. 수십만에서 수백만명의 이슬람교도들이 성지순례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 의식에 참가하고자 메카로부터 약 5km 떨어진 미나 지역으로 한꺼번에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번 압사 사고가 발생한 24일도‘마귀 돌기둥에 돌 던지기’ 의식이 진행되는 날이었다. 사고 목격자들은 순례객 수십만명이 이날 오전 메카에서 미나로 한꺼번에 이동하는 도중 도로 교차지점에서 사고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 의식은 순례 중 반복되는 기도와 명상, 단식으로 지친 사람들이 돌기둥을 맞히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려고 몸싸움을 벌이면서 자주 대형 압사사고로 이어졌다.
2006년과 2003년 이 의식을 치르는 과정에서 362명과 251명이 각각 압사했고, 1990년에는 무려 1,426명이 사망했다. 또 지난 1994년과 1998년에도 270여명과 118명이 희생됐다.
이 의식은 선지자 아브라함이 신의 소명에 따라 아들 이스마엘을 제물로 바치려 할 때 유혹했다는 악마를 쫓는 의식이다. 이 의식에 참가하는 순례자들은 메카 인근의 미나계곡에 세워진 3개의 돌기둥을 향해 인근 돌산에서 주워온 조약돌 49개를 한꺼번에 7개씩, 모두 7차례에 걸쳐 던지며 “악마여 물러가라”를 외친다.
사우디 당국은 2003년 사고를 계기로 약 3,000만달러를 들여 비상통로를 갖춘 인도교를 설치하는 등 미나 계곡 일대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기는 했다.
그러나 1년에 한 차례 있는 정기 성지순례를 위해 전 세계 이슬람교도 200만~300만명이 메카로 모여 같은 날 ‘마귀 돌기둥에 돌 던지기’ 의식에 참석하려 하면서 근본적인 대책은 마련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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