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한국 언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이 중·고교 역사 교과서 국정 문제이다. 미국에 살면서 왜 이 문제를 가지고 왈가왈부 하느냐 할지 모르겠으나, 내 눈에는 아주 나쁜 두 편향된 역사관을 가진 사람들 때문에 한인1세는 물론 1.5세와 2세까지 오도된 역사관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나의 의견을 내 놓는다.
먼저 국정 교과서를 한시적으로 찬성하는 이유는 현대사 때문이다. 이 미국 땅에 아직도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있고, 6.25는 북침이 아니라 남침이라고 했다가 궁색해 지니까 미국이 남침하도록 유도했다고 하는가 하면, 아무런 연관도 없는 한국 내 사건, 예를 들면 세월호 비극을 백악관 앞에서 항의 데모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왜 그럴까? 그것은 목소리가 큰 좌편향 학자들 더 나아가 종북 성향의 학자들 때문일 것이다.
나는 3년 전 한국 방문 때 경복궁 내에 있는 민속박물관을 갔었다. 그리고 박물관내에 역사 전시실을 보고 경악을 했다. 예를 들어 역사관에 들어서 연대기를 보면 2,600년 전 청동기 시대에서 철기시대에 접어든 것을 철기시대의 시작이라고 하지 않고, ‘평등사회에서 계급사회’라고 표기하고 있었고, 산업화 시대를 ‘대중의 등장과 성공’이라고 쓰고 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이건 북한의 역사전시실 같았다. 역사 연대기에는 동학란, 4.19, 새마을, 5.18만 있지, 역사의 한 획인 이승만, 5.16, 박정희 등은 등장도 안 시켰다.
그래서 당분간은 균형 잡히고 올바른 역사관을 가진 사람들이 쓴 국정 교과서로 통일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도대체 경상도와 전라도가 채택하는 교과서가 다르다니 한국이란 나라 어디로 가려는지 걱정스럽다.
그러나 국정교과서는 이런 문제가 해결되는 즉시 그만 두어야한다. 국정교과서가 지속된다면 국민적, 국가적이란 단어의 웅덩이를 파고 그 속에 틀어박혀 있는 우물 안 개구리의 극우, 보수들이 입김을 넣어 한국인, 더 나아가 이곳 동포의 후손까지 세계인들에게 웃음꺼리로 만들 터이니 말이다.
이들 극우, 보수 역사학자보다 더 한심한 논객들도 있다. 숫자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고집불통에다 한쪽 눈을 감고, 자기와 역사를 보는 눈이 다르면 그저 식민사관, 친일사관 하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소위 우국 한다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세계의 역사의 중심이 한국이라고 한다. 이는 소가 꼬리를 흔드는 것이 아니라 꼬리가 소를 흔든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현재의 역사학자들 중에는 목소리가 큰 극좌 내지 종북 성향이 있기는 하지만 허무맹랑한 우물 안 개구리 극우 보수 논객들보다는 그래도 세계 속에서 한국을 조명하려는 학자가 많으니 국정 교과서는 한시적으로 하고, 이어서 여러 역사가들의 글을 볼 수 있도록 국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이다언제인가 균형 잡힌 현대사가 담긴 역사 교과서를 보고 싶다. 그리고 그 책들을 통해서 미주 한인 1.5세와 2세들이 세계 속의 한국을 볼 수 있는 때가 조속히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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