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미국이나 한국이나 나이가 고령화되면서 노후문제들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하긴 한국에선 바쁜 출근길 지하철 계단에서 노인들이 줄줄이 앉아 있는 광경이나 얼마 전 플러싱 맥도날드에서 일어난 사건도 그냥 지나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이 사건을 접했을 때 이민 와서 처음 그로서리를 운영할 때가 새삼 생각났었다.
그 당시 하워드비치 가까이 기차 길 같은 섬마을에는 아이리쉬들만 똘똘 뭉쳐 살았는데 노년의 남녀 몇 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것이 눈,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동네를 배회하거나 가까이 환경보호 지역에서 사진을 찍거나 그림을 그리고 어느 노부부는 매일 조류들의 생태를 기록하면서 무료한 나날을 보내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들 말로는 어떤 직업의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취미로 자연과 접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어제 나도 그들 나이가 되고 보니 이해하는 것이 어린 시절은 잘 자라기 위해 열심히 놀았고 커서는 빛나는 청춘을 위해 공부를 했다. 결혼해서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았다.
이제는 노후를 위해 무엇인가 하며 살아야 하는데 대개는 벌어놓은 재산은 없고 아직도 자리를 못 잡은 자식 때문에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평생을 의지하며 살았던 짝이 저 세상을 떠나면서 우울한 삶을 사는 분들로 노후의 삶은 어느 것 하나 신명나는 것이 없다.
그래도 인생은 어차피 혼자 태어나서 혼자 가는 세상이면서도 누구 때문에 이유를 달고 살기 마련인데 이제는 나를 위해 나를 호강시키는 삶으로 살면 좋으련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언젠가 우연히 황 신부님의 대림특강을 들으면서 사람은 누굴 탓하기 전에 나를 사랑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답을 주는데 흐르는 시냇물처럼 사람의 피돌기 또한 끊임없이 돌아야 하며 살아 숨 쉬는 동안은 움직여야 하는 것이 살아있는 생물의 임무라면 그 많은 나날을 무엇으로 소일하며 살아야 할까. 아니 고독에서 해방이 될까 생각하면 그 해답은 다시 어린아이가 돼서 놀 줄 아는 사람이었다.
다행히 미국에는 노인센터는 물론, 문화센터가 있고 한국 또한 그런 시설이 잘 되어 있어 늘 살기 좋은 세상이라고 말하지만 여성과 달리 남성들은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런데 유럽에는 어디든지 마을 중심에 광장이 있어 사람들이 그곳에 모여 생활정보도 듣고 정치흐름도 접하는데 문제는 내가 나를 다스리는 일이 첫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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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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