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슨이 올린 트위터 차단 스크린샷
’보수주의자’를 자처한 미국의 한 소년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해 벌인 당돌한 행동을 두고 미국 언론이 진위 분석에 나섰다.
26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시에 사는 흑인 소년 CJ 피어슨(13) 군은 사흘 전인 2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thecjpearson)을 팔로우하는 3만8천명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트위터 계정에서 자신의 트위터를 차단했다고 알렸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트위터 팔로워 명단에서 제외돼 앞으로 그의 트윗을 볼 수 없다는 내용을 알려주는 문구를 트위터에 스크린 샷으로 첨부했다.
백악관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트위터를 통해 즉각 부인했지만, 피어슨이 거듭 차단 주장을 강조하면서 진위 논란으로 번졌다.
8살 무렵부터 보수주의자가 됐다고 선언한 피어슨은 자신의 웹사이트(http://cjpearson.org)와 소셜 미디어에서 같은 흑인인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다가 직접 조립한 시계를 폭탄으로 오인 받은 무슬림 고교생을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초청하겠다고 밝히자 이를 비난하는 영상을 올려 단숨에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피어슨은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총에 맞아 쓰러진 경찰을 백악관에 초대하지 않았다. 그런 적이 없었다. 그러나 무슬림 학생은 초청했다"면서 "당신이 사는 세계는 어떤 곳"이냐고 비판했다.
공화당 내 보수 강경그룹인 티파티의 지원을 등에 업고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 당내 경선에 출마한 테드 크루즈(텍사스) 연방 상원의원을 지지하는 ‘테드를 위한 10대’ 모임의 전국 대표라는 이력이 알려지자 피어슨은 더욱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보수주의자들의 시선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피어슨은 오바마 대통령을 팔로우하던 자신의 트위터 계정이 차단당했다며 다시 대통령을 표적으로 삼았지만, 분석에 나선 언론은 거짓말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일간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와 온라인 매체 블레이즈를 보면, 많은 트위터 사용자들은 피어슨이 여전히 오바마 대통령의 트위터를 팔로우하고 있다면서 이는 차단당하면 상대방의 트위터를 팔로우할 수 없는 트위터의 정책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치 오바마 대통령이 비판자인 자신의 접근을 막았다는 인상을 주도록 피어슨이 거짓 스크린 샷을 올렸다는 견해다. 논란이 불거지자 피어슨은 슬그머니 오바마 대통령을 팔로우 명단에서 지웠다.
허위 가능성은 피어슨이 첨부한 차단 문구 스크린 샷에서 더욱 명확해졌다. 지난 5월 인터넷에 올라온 오바마 대통령 트위터 계정의 차단 문구를 그대로 복사해 올린 것으로 보이는데, 전문가들은 이 차단 문구 자체가 거짓으로 보고 있다.
결국, 피어슨이 허위 차단 문구를 복사해 거짓말을 위해 또 사용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피어슨이 올린 스크린 샷을 다른 차단 문구와 비교했더니 사진과 글자의 배열이 일치하지 않고 확대하면 글자 폰트도 달라지는 점을 발견했다.
종합하면, 피어슨이 오바마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자 사진을 조작했다는 결론이다.
언론의 추궁에 대해 피어슨은 "스크린 샷을 다른 기기에서 올렸고, 카메라에 담긴 사진은 모두 지워졌다"면서 "친구 휴대전화로 그 문구를 똑똑히 봤다"며 조작설을 부인했다.
전문가들의 주장을 뒤집을 확증을 내놓지 못한 그는 "난 인터넷 사진을 훑고 다닐 만큼 한가한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좌파나 보수적이지 못한 공화당원의 공격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며 기성 정치인 뺨치는 노회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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