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출시 75만명 시술… 피임보다 간단 효과 영구적
▶ 2013년 이후 부작용 호소… 극심한 통증에 출혈 발생
[이식형 피임 도구, 시장 퇴출 위기]
지난 10여년간 인기를 끌었던 이식형 피임기구가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 이식형 피임 기구 시술을 받은 여성들 중 성관계 도중 극심한 통증을 느끼거나 불규칙적인 출혈현상을 겪는 여성이 최근 급증하면서다.
AP통신에 따르면 통증을 호소하는 여성 중 12명은 지난달 말 감독기구인 ‘식품의약국’(FDA)에 관련제품 판매중지 요청을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시판 중인 이식형 피임기구 가운데에는 의약업체 바이엘이 제조한 ‘이슈어’ (Essure)가 가장 대표적인 제품이다. AP통신이 바이엘의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2002년 이슈어가 출시된 뒤 현재까지 약 75만명에 달하는 여성이 제품 시술을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슈어가 지난 10여년간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기존의 피임수술보다 간단하고 효과도 영구적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피임수술은 절개수술을 통해 나팔관을 봉합해야 하고 수술 뒤 회복기간도 오래 걸렸다. 반면 이슈어는 철제 피임기구를 간단히 이식하는 시술로만으로 피임문제가 해결된다.
그러나 2013년 이후 FDA에 사용여성은 물론 의사 수천명으로부터 관련제품에 대한 불평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제품 설명서에 실린 경고와는 달리 이슈어를 삽입한 일부 여성들은 극심한 통증이 지속되고 출혈이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였다.
일부 여성은 제품 사용 후 체중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고 성관계가 힘들 정도의 통증을 호소하기까지 했다. 지속되는 통증을 참지 못한 여성 중 일부는 외과수술을 통해 이식된 기구를 다시 제거하는 불편까지 감수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응급실 간호사인 엘리나 멘데즈는 2008년 2월 이슈어 이식시술을 받았지만 최근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시술과정이 간단하고 곧바로 출근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이슈어 시술을 선택했으나 이후 밀려온 통증을 참기 어려웠다. 특히 성관계를 불가능하게 할 정도의 통증으로 이슈어 이식시술을 후회 중이다.
멘데즈는 “이식시술 후 통증이 일상 생활처럼 되버렸다”며 “정상적인 결혼생활이 힘들 정도”라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호소했다.
이슈어는 철제로 된 소형 코일로 나팔관에 이식되는 피임기구다. 이식된 이슈어는 ‘반흔 조직’(Scar Tissue)을 자극, 성관계 도중 정자의 침투를막아 임신을 차단한다. 기존 피임수술인 나팔관 봉합수술에 비해 절차가 매우 간단한 것이 장점이다.
이슈어 경고문에 따르면 몇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제조 업체 측이 경고한 부작용으로는 이식된 기구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자궁에 구멍을 내는 등 상처를 입힐 수있다. 또 제품은 니켈-티타늄 합금 재질로 일부 사용자에게 앨러지를 일으켜 두드러기나 간지러움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그러나 수천명에 달하는 실제 사용자들은 제조업체의 경고문에 실린 부작용보다 훨씬 다양한 증상의 부작용을 겪었다면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기구 이식 후 만성 통증, 두통, 기분 장애, 불규칙적인 출혈, 심지어 탈모까지 겪었다는 것이 피해 여성들의 주장이다. 이같은 피해 사례담은 피해 여성들이 만든 페이스북 페이지 ‘이슈어 프로블럼’(Esuure Problem)에 다양하게 올라와 있는데 현재 해당 페이지는 약 2만명 이상의 여성이가입,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작용과 함께 이슈어의 피임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제조업체가 제품의 피임률이 약 97%에 달한다고 연구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업체 측 연구는 사용 여성 중 약 85%만 1년간 임신 여부를 추적했고 2년동안 추적한 사용 여성은 고작 약 25%에 불과해 연구 결과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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