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가 많다. 자동차, 패션, 주방용품, 유아용품, 의료기기와 약품, 사무용품 등등 ‘독일은 뭐든 하나를 만들면 확실하다’고 다들 독일 물건을, 독일을 믿었다.
웬만한 한인가정 부엌마다 스테인리스 냄비 허리에 빨갛고 파란 동그라미가 그려진 휘슬러(Fissler)냄비를 볼 수 있다. 가격이 보통 냄비보다 엄청 비싼데도 불구, 주부들은 건강냄비 계를 하면서까지 압력솥, 냄비, 프라이팬, 주전자 등의 휘슬러 주방기구를 갖고 싶어 한다. 1845년 독일에서 탄생한 이 명품 냄비는 좋은 원재료에 부식되지 않는 접합기술로 만들어졌다.
또 한때 유럽에 출장 갔다 오는 남자들은 누구나 290년 전통의 독일 헹켈(Henckels)사의 쌍둥이 칼을 사와 형제자매, 친지들에게 선물했다. 공짜로 주면 칼로 정을 벤다 하여 단 1달러나 100원이라도 주고받았다. 독일 대장장이 마을 베스트 팔렌주 졸링겐에서 시작된 칼 전문제조사 행켈의 쌍둥이 칼은 특수한 열처리 과정과 냉각 공정으로 제조되어 타제품보다 훨씬 예리하고 튼튼하다.
이외에도 휴고보스나 에스카다 패션, 바이엘 아스피린, 하이네캔 맥주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독일 명품 브랜드는 부지기수다. 그중 아담하고 단단한 딱정벌레 모양을 닮은 폭스바겐(Volkswagen)자동차는 한국민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아담한 크기에 단단한 모양, 강한 원색의 폭스바겐은 “운전면허증 받으면 저 차 사야지” 할 정도였다.
독일 니더작센주 볼프스부르크에서 1937년 설립된 자동차제조회사 폭스바겐, 2차 세계대전의 폐허에서 전 국민이 주린 배를 움켜쥐고 만들어낸 폭스바겐은 독일을 일으켜 세운 공이 있는 국민차다. 최근 이 폭스바겐이 미국 환경청에 의해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이 적발되어 소비 자들에게 큰 혼란을 주고 있다.
원래 상업을 천하게 여겨 상인문화가 발달하지 못한 한국은 상인에 관한 문헌이 거의 전해지지 않지만 중국 상인들의 역사는 4,000년이 넘었고 문헌도 전해진다. 은(殷, 기원전 1,600년경~기원전 1,046년경)왕조는 상(常)왕조라고도 불린다. 이는 은 왕조가 멸망하고 주(周)나라가 뒤를 이었는데 주공은 은의 유민들에게 장사를 하도록 권했고 이때부터 장사하는 사람들을 상인이라고 불렀다.
중국에서는 상인이 되고자 하는 이들이 반드시 읽고 명심해야 할 필독서가 있다. 이중 ‘사상규략’의 일부를 소개하면 ‘재산도 목숨도 걸겠다는 자, 양심이 없는 자들과는 거래하지 말라, 장사의 흥정에 는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성의가 없어서는 안 된다’며 올바른 길, 정도(正道)를 갈 것을 훈시한다.
최고의 장사법은 ‘좋은 상품을 적절한 값으로 파는’ 것이라고도 한다. 뉴욕 이민사회 초창기에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한인사회의 기틀을 만들었다. 오래 전부터 한인경제는 어려워져갔고 높은 렌트와 인건비 상승, 과당경쟁과 덤핑으로 제 살을 갉아먹는 일들이 빈번해지면서 현재 많은 가게가 문을 닫았다.
세탁소나 네일가게가 잘된다고 소문나면 같은 블럭에 두세 군데가 생겨나 나눠먹기를 하다가 모두 망했다. 이는 상인의 도를 어긴 탓이다.
폭스바겐 사태는 신뢰감 추락보다 그동안 믿었던 것에 대한 배신감이 더 크다. 얼마 전 휘슬러 냄비의 손잡이에 개스불이 붙어 온 집안에 타는 냄새가 나던 일이 기억나며 멀쩡한 냄비까지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되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모든 장사하는 이들은 “아무리 잘되더라도 교만하지 말라, 교만하면 반드시 실패한다”는 ‘사상규략’의 가르침을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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