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벵가지 특위’ 발언 당 내외 비판직면
▶ 선거 하루 연기 경쟁판도 불투명

연방 하원의장이 유력시 됐던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가 8일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원의장 출마를 포기한다고 밝히고 있다.
차기 연방 하원의장으로 유력시돼 온 케빈 매카시(캘리포니아) 공화당 하원원내대표가 8일 하원의장 경선 포기를전격 선언해 공화당이 흔들리고 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경선투표 직전 동료 의원들에게 자신은 적임자가 아니라며 출마의사를 접은 뒤 하원의장 선거를 연기해 줄 것을 공식으로 요청했다. 이에 따라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하원의장은 선거 일정을 연기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폭탄선언’ 이후 기자들에게 “내가 여러분을 좀 놀라게 한 것 같은데 나는 그냥 원내대표로 남아 있을 것이다. 공화당은 새로운 얼굴(차기 하원의장)을 중심으로 단합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선 하차 결정에 만족하며, 우리 공화당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06년에 하원에 진출한 매카시 원내대표는 올해 50세로, 미 정치사에서정계 진출 후 최단기간에 하원의장이 되는 기록을 눈앞에 두고 뜻을 접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이른바 자신의 ‘벵가지 특위’ 발언이 예상보다 심각한 역풍을 초래하면서 경선 결과가 다소 불투명해지자 결국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모든 이가 (힐러리) 클린턴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벵가지 특위를 꾸렸다. 현재 그녀의 지지도가 어떤가? 떨어지고 있다. 왜? 믿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며 벵가지 특위의 ‘정치적 의도’를 드러냈다.
공화당이 주도해 만든 벵가지 특위는 2012년 9월 리비아 무장집단이 리비아 벵가지 소재 미 영사관을 공격해 대사를 포함한 미국인 4명이 숨진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설치된 중립적 기구이지만,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 발언 직후 힐러리 선거캠프는 물론 민주당 지도부 전체가 나서 벵가지 특위가 사실상 ‘힐러리 죽이기’를 위한 전위부대라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특위 폐지를 압박했다.
특히 클린턴 선거캠프는 전날부터 CNN과 MSNBC 방송을 통해 국민혈세가 투입된 벵가지 특위를 공화당이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내용의 30초짜리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매카시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트레이 가우디(사우스캐롤라이나) 벵가지 특위 위원장은 전날 MSNBC 방송에 출연해 “케빈(매카시)이 비록내 친구이지만 그의 발언이 나왔을 때 내 첫 반응은 ‘케빈, 당신이 틀렸다’였다”면서 “케빈이 (발언 실수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가우디 위원장은 “케빈이 (벵가지 특위를) 망쳤고 여전히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역시 지난 2일 언론 인터뷰에서 “매우 강하고, 또 민주당과 협상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차기 하원의장이 되는 것을 보고 싶다”면서 “우리는 강인하고 영리하며 교활한 사람이 필요한데 매카시 원내대표가 그 사람인지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동안 하원의장 경선에는 매카시 원내대표와 함께 제이슨 샤페즈(유타), 대니얼 웹스터(플로리다) 의원이 출마해 경쟁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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