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의 주 병과는 포병이고 미군의 주 병과는 통신이다. 러시아 군은 야포가 잘 발달되어서 북한군의 야포들이 서울의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구 소련군은 야포의 구경을 미군의 포보다 1mm 크게 만들어 소련군이 미군의 포탄을 노획하면 자신들의 포에 사용할 수 있었지만, 미군이 소련군의 포탄을 노획하면 포탄의 구경이 1mm 커서 미군의 대포에 장전할 수가 없었다.
한편 미군은 통신, 정찰 등의 우세로 감청 및 정보 획득에 우위를 보였다. 인공위성으로 세계를 내려다보며 교신 감청으로 이착륙 비행기의 조종사를 알아낼 정도인 것이다. 북한의 무력 시위가 벌어지면 한국 신문에는 “한미 간의 긴밀한 공조”라는 말이 많이 나돈다. 사실 한국은 미국보다 정보 수집력이 약한 것이 사실이라 공조가 없이는 여기저기 허점이 드러난다.
얼마 전 아내와 휴가를 가면서 집에 기존의 알람 시설에 더해 실내 카메라를 여러 곳에 설치해 뒀었다. 충분한 테스트를 한 후 휴가를 떠났다. 성능이 좋아서 파리의 움직임까지 감지하는지 동작을 감지했다는 연락이 자주 온다. 만약, 침입자의 얼굴이 카메라를 통해 보이면 어떻게 하나 싶기도 했었다.
휴가를 잘 다녀온 며칠 후,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내가 토라졌다. 코를 곤다고 골방으로 유배를 떠난 지도 오래된 터였다. 골방에 있으니 아내의 분위기를 알아낼 정보가 턱없이 부족했었는데… 마침 설치된 감식 카메라가 있어 아내의 일거수 일투족을 골방에서도 훤히 볼 수가 있었다.
그렇다. 부부 싸움에도 우수하고 잘 작동하는 장비가 있으면 넉넉하게 이길 수 있는데, 하물며 그보다 훨씬 더한 국방에는 말할 나위가 없다.
엄청난 국방 예산에도 불구하고, 천안함이 폭침되며 북한의 목함 지뢰가 코앞에 매설되며, 무인 카메라 정찰기가 남한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국방의 허점의 주원인은 정신력 해이이다. 싸워 이기겠다는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하면 자긍심을 가지지만, 그렇지 않다면 막대한 국방예산을 엉뚱한 데 유용하는 부패가 발생한다.
각종 전투함에 필요한 초고성능 소나(SONAR) 장비를 구입할 예산으로 고기잡이 배들이나 쓰는 싸구려로 대체해서 부하들을 죽음으로 내몰아간 장성들을 보며 할 말을 잃었다. 그런 저질 장비로는 장군이 부부싸움에서조차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수십 년 전에는 국방부의 군납품을 담당하는 사병들도 당시의 100만원을 우습게 생각했었다. 도처에 국방 예산이 새고 있다. 최윤희 전 합참의장에 대해서도 방산 비리 의혹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반짝반짝 빛나야 할 별들의 빛이 퇴색하고 있다.
그에 더하여, 입 가벼운 국회 국방위원들은 자신의 지식을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비공개 회의에서 논의된 사항을 언론에 흘리고 있다. 북한에 대해서는 추측만 하던 언론이 입 가벼운 선량들 덕분에 우리 군사기밀을 여과 없이 세상에 흘리고 있다.
이러한 국방의 걸림돌들을 제거하지 않으면 이순진 신임 합참의장의 말과는 다르게, 북한이 아니라 우리가 뼈저리게 후회할 것이다. 이날 초 이 합참의장은 취임사를 통해 “(북한이) 또다시 우리의 영토와 국민을 위협하는 경우 얻게 되는 이익보다 손해가 더 크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해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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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손 /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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