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이 만나면 가장 많이 나누는 대화 주제는 단연 햄과 소시지다. 지난 26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소시지·햄·핫도그 등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처럼 위험성이 큰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소고기나 돼지고기 등 붉은 고기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2A군 발암물질로 규정했다는 내용이다.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리였다. 더구나 WHO와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이 발표한 것이다 보니 사람들이 느낀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그 동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장 많이 먹는 식품 중 하나가 햄이나 소시지였는데 담배만큼이나 해롭다니. 요리를 즐기지 않는 기자 역시 조리가 간편해 마트에 가면 꼭 1~2개 쯤 장바구니에 담는 것이 이 식품들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이제 믿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없다”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실제 미국의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패스트푸드는 각종 연구기관들로부터 비만의 주요원인이라고 낙인찍힌 이후 공공의 적이 된지 오래다. 인체 유해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의 중심에 있는 MSG 첨가식품들도 명확한 연구 결과가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NO MSG’를 앞세운 천연식품들에 밀려 퇴출 위기에 있는 게 현실이다. 유전자 조작식품(GMO) 또한 ‘유기농’ 식품에 떠밀리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연구기관에서 쏟아내는 유해식품 뉴스들이 전해지면서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사실 이번 햄, 소시지 발암물질 파동과 관련 일각에서는 반론과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북미육류협회는 WHO 발표에 대해 “이런 식이라면 집밖에선 숨 쉬지도 말고(대기오염), 햇빛은 피해 다녀야 한다(자외선)”고 조롱했다. 조나단 스콘펠드 하버드 교수는 “가공육에 들어있는 아질산나트륨 등 화학물질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할 뿐 가공육이 암을 유발하다는 것은 불명확하다”며 “고기가 암에 미치는 영향은 있어봤자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WHO의 발표로 1군 발암물질이 돼 버린 햄과 소시지를 식단에서 퇴출시켜야 할지에 대한 선택은 개인들 자유겠지만 “우리 주변의 친숙한 식품들이 모두 인체에 유해한 식품들이라면 차라리 원시시대로 돌아가는 게 낫겠다”는 친구의 우스갯소리가 농담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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