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타민*의류 등 인기품목 청소기와 TV도 늘어나
▶ 가격비교 요청 등에 괴로워
SF거주 최모(26)씨는 블랙 프라이데이에서 사이버 먼데이로 이어지는 연말 할인시즌에 한국 친구들이 너도나도 구매대행을 의뢰해 괴로웠다고 푸념했다.
최씨는 “리버모어 아울렛에서 친구들이 원하는 품목을 카톡으로 사진찍어 보낸 뒤 친구가 맘에 드는 것을 고르는 동안 시차가 맞지 않아 장시간 대기했었다”면서 “미국에 사니까 구매가 쉬운 줄 알지만 쏟아져나온 인파 사이를 비집고 발품을 팔아서 품목을 골라놓으면 디자인이 맘에 안든다, 가격이 비싸다는 등 한국친구들의 호불호에 일일이 응답하다 보면 그야말로 심신이 지친다”고 고개를 저었다.
최씨는 “크리스마스 연말 샤핑 시즌에는 한국친구들의 구매의뢰를 피하기 위해 카톡을 열어보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지배송이나 직구대행이나 가격차도 크지 않은데 왜 그리 어렵고 불편한 부탁들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연말샤핑 피크시즌이 시작되자 한국에 가족과 친구를 둔 상당수의 미주 한인들은 ‘구매 대행’ 부탁을 받고 차마 거절하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할인매장과 온라인 샤핑몰을 기웃거리고 있다.
산호세 김모(33)씨도 “미국 직구 열풍이 너무 알려져 친구들이 웬만한 물건은 다 주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요즘은 결혼한 친구들이 많아져서 TV와 매트리스까지 별걸 다 부탁한다”고 전했다.
결혼 5년차인 주부 김모(35)씨는 지난해 시부모께 대형 TV를 선물할 때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한국에서 비싼 고화질 TV를 거의 반값에 구매해 한국 시댁에 보냈던 것. 하지만 김씨의 뿌듯함은 곧 피로로 쌓였다. 온 집안 식구들이 조금 비싼 물품을 구입할 때면 그에게 가격 비교를 요청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요즘 한국에서 카시트가 유행해서 브랜드 카시트를 보러 다니는 중”이라고 말했다.
어바인 거주 한모(38)씨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한국 부모님 댁에 LG 65인치 대형 TV를 보내려 온라인 주문을 한 경우. 한씨는 “한국에서 300만원에 육박하는 TV가 여기서는 1,200달러대”라며 “관세와 배송비를 다 합해도 200달러 정도여서 친구들에게 미국 직구를 추천할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내 구매대행 및 배송업체들은 연말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들 업체에 따르면 연말시즌 주문량은 평소보다 30~40% 이상 급증한다. 개인과 인터넷 구매대행 배송 의뢰가 동시에 늘었다.
한국 배송업체 다젠 관계자는 “비타민과 의류는 항상 인기품목이고 요즘 청소기와 TV도 많이 들어온다”면서 “55인치 TV의 경우 배송비 90달러 안팎으로 통관 후 자택 배달까지 5일 전후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단 타이레놀 등 의약품이나 치즈와 햄 등 육가공품은 배송 박스에 넣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 직구가 자리 잡으면서 배송물품도 부피와 가격을 가리지 않는다. 또한 한국 내 미국 직구족들은 관세청에 개인통관 고유부호를 등록해 언제 어디서든 미국 물품을 사고 있다.
현대해운 윤성진 부장은 “한국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매트리스 등 침대세트, TV, 장난감, 자동차까지 주문한 뒤 한국으로 배송을 의뢰한다”며 “블랙 프라이데이 3일 만에 자체 운영하는 구매대행 사이트에 주문 1,500건 주문이 밀려와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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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재,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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