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문턱에 있는 밤하늘은 어느 계절보다 더 높고 맑고 밝음으로 서늘한 밤공기를 시원스럽게 한다. 그 속에서 속속들이 채워진 영롱한 별들이 무엇인가 비어있는, 우리들 삶의 채워지지 않은 빈 가슴을 아름다움으로 채워 준다.
요즈음 한밤중 11시경쯤 되면 우주에 존재하는 수천억 개의 별 중 최대 3000개의 별을 우리 육안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수천억 개의 별을 가진 우주에서 3000개 까지만 육안으로 볼 수 있을 뿐인 것이 인간 능력의 한계다. 이 큰 우주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은하수 중 제일 가까운 안드로메다는 250만 광년의 거리에서 빛을 보내 긴 시간이 지난 후 우리 눈에 도착하였다니 이 시간과 공간의 개념은 우리들의 상상을 초월한 것이다. 별이 “아스라히 멀리 있다”는 어느 시인의 표현에 이해가 간다.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 때문인지 별은 하나의 동경의 대상이고 순결한 이상, 고귀한 가치, 진실한 친구, 영원성, 나아가서는 하나님으로 상징되어진다.
희랍신화에 의하면 은하수는 제우스의 분노에서 생겨났다고 한다. 제우스신이 지상의 인간들이 판도라 상자를 열면서 생긴 타락상에 분노한 제우스가 모든 신들을 집합하여 인간을 응징하기위한 회의를 소집했는데 신들이 회의 장소에 오는 게 수월 하도록 닦아 놓은 길이 은하수라는 것이다. 은하수 별들은 판도라 상자의 추함을 아름다움으로 바꾸어 주는 길이다.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는 작가(아저씨로 부르고 있음)에게 “그 많은 별들이 아름다워지기 시작하는 것은 그 속에 내 별이 있고 그 속에 보이지 않는 한 송이 꽃이 있기 때문이야. 이 꽃은 마음으로 보아야만 보여지고,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마음으로 볼 때 보이지. 여러 별들 중에 하나를 자신의 것으로 가질 수 있다면, 그 속에 있는 한 송이 꽃도 보여질 것이고, 그럼 아저씨는 언제나, 어디서나 하늘의 어느 별을 쳐다보더라도 즐겁게 될 거야” 라고 했다.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이, 온 우주가 우리 삶 자체에 아름다움과 하나의 의미를 안겨 줄 수도 있다. 전부가 아니라도 그 중 하나만이라도 내 것으로 간직할 수 있다면, 마음속에 반짝이는 무엇을 하나 가지게 된다면 그것은 삶을 긍정으로 이끄는 힘이 될 것이다.
약간의 한기가 있는 밤공기 일지라도 야외로 나가 하나의 별이라도 내 것으로 만들어 보자. 도시의 공해로 잃은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들과 은하수를 찾게 될 것이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는 순간 써늘한 밤공기가 시원해지게 느껴지며 온 우주가 의미를 주며 비어있던 가슴이 흐뭇한 따스함으로, 아름다움으로 채워질 것이다.
별의 관측자로서 뿐 아니라 나아가서는 별을 만들고 비추고 또한 추구하는 사람(예로 시인, 화가, 작곡가 등등)도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오늘도 고개를 들고 별자리를 찾아본다. 고요한 밤하늘, 촘촘히 반짝이고 있는 별, 그리고 별에서 떨어지는 별똥이 내리는 곳에 아련히 떠오르는 내 동심이 있고, 꿈이 있고, 그리고 신화가 있다. 그 위로 달빛이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
별이 나를 내려다보고 내가 별을 쳐다보는 그 순간 긴 시간과 머나먼 공간의 개념은 사라지고 가슴속엔 가까이 정겨움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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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청원 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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