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경악과 공포에 몰아넣었던 파리 테러사건이 이제 구문이 되었을 만큼, 전 세계적으로 크고 작은 테러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14명의 생명을 빼앗은 샌버나디노 테러는 이슬람극단주의가 미국의 보통시민들의 생활주변에까지 깊숙이 침투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하는 사건이었다.
얼마 전 신문에서 본, “오늘의 일기는 대체로 맑은 가운데 대량총격 가능성이 있겠습니다”라는 만평이 결코 웃을 수 없는 경고가 된 셈이다. 해외에서 잠입하는 테러리스트의 살상공격도 무섭지만, 국내에서 자생된 ‘나홀로’테러리스트가 바로 우리 이웃일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충격은 배가된 느낌이었다.
끔찍한 테러 기습이 있을 때 마다“도대체 왜?”라는 질문에 수많은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 그중에서 어느 요인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네 가지로 입장을 추려볼 수 있겠다.
첫째는 이슬람 광신도들의 타종교, 특히 오랜 역사적 적대 관계를 이어온 기독교에 대한 증오. 둘째, 이슬람 국가들에 대한 서구열강의 침략 약탈 착취에 대한 복수심. 셋째. 서구국민들이 누리는 안정되고 행복한 삶을 자신들은 살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자각에서 오는 분노와 절망. 넷째, 태어날 때 이미 범죄자의 인자를 지닌 무리들이 무법천지의 혼란을 틈타서 저지르는 만행.
하지만 이들 중 어느 것도 “도대체 왜?” 라는 문제에 대한 충분한 답은 될 수 없다. 이들 모두에 더해 수많은 복합적 요소가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평화로운 도시의 오후를 즐기는 시민들을 기습, 총기난사로 살상하는 반인륜적, 반문명적 테러리스트를 어떻게 응징해야 할까? 폭탄으로 살상을 저지른 테러리스트들은 당연히 폭탄으로 응징해야 한다는데 반대할 수 없다. 산사람을 철창에 넣고 불 질러 죽였거나, 눈을 가린 채 목을 베어 버리는 만행을 저지른 야만인들은 마땅히 같은 방법으로 죽여야 한다는 주장에도 반대할 수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대응과 병행해서 좀 더 근본적이고 영구적인 테러근절 방안을 찾을 수 없을까?혹시나…시커먼 복면 뒤에 숨어서 자신의 생명은 물론 수많은 귀한 생명을 살상하려 드는 자폭 젊은이가 “언젠가는 나도 평화로운 사회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80 평생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면, 테러 보다 살 길을 택하게 되지는 않을까?그런데 이들 자포자기의 테러리스트들이 태어나서 살고 있는 나라의 현실은 상당히 비관적이다. 중동이나 아프리카의 국가들의 인구구조를 보면 25세 이하의 젊은이가 압도적 다수이다. 이들 거대한 인구집단의 젊은이들에게 교육과 직업의 기회를 주고 안정되고 평화로운 장래에 대한 희망을 주지 않는 한, 이들 불만과 분노에 찬 집단은 잠재적 테러리스트의 공급원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이 지역 지도자들이 국민들에게 기본적인 생존조건조차 마련해 주지 못하고 있고, 그럴 의지도 능력도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수백년 외우내환에 시달리면서 빈곤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나라 젊은이들에게 “80년의 안정되고 행복한 일생”에 대한 희망이 있다면, 인류의 장래를 위협하는 테러리즘이 설자리를 잃어버릴 것이라는 의견에 나는 동의한다. 그런데 지구상 74억 인구가 모두 안정되고 만족한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가능할까? 간단히 답을 낼 수 없는 또 하나의 난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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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진 교육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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