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포비아가 유럽과 미국을휩쓸고 있는 가운데 며칠 전 어떤기사 하나가 눈에 뜨였다. 캐나다가 수용하기로 한 난민 2만5,000명 중 최초로 입국하는 163명이 지난 10일 공군 수송기편으로 토론토피어슨 공항에 도착했는데, 저스틴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직접 공항에나가 난민들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기사에는 젊고 잘생긴 훈남 총리가아빠의 팔에 안겨있는 난민 소녀에게 방한복을 선물하는 흐뭇한 사진까지 실려 있었다.
이날 캐나다 최대 일간지인 토론토 스타는 이례적으로 1면에“ 난민들을 환영한다”는 사설을 실었다.
“알란 와 살란(당신을 가족처럼 여기니 편히 지내라는 뜻의 아랍어)”이라는 인사와 함께 시작되는 이사설은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지내던 나날은 이제 끝이 났으며,이제 모든 권리와 보호, 가능성을받아들고 영구적으로 캐나다에서거주하게 됐다”고 쓰고 있다.
물론“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옛말도 있듯이 나라가 여유가 있으니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2만5,000이라는 숫자도 정치적 경제적 계산 하에 나온 숫자일 것이고, 저 훈훈한 장면도 이미지 고양을 위한 연출이라 치부할 수도있겠다.
하지만 미국의 26개 주가 시리아난민들 정착을 불허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대통령 후보라는 사람이 “무슬림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막말을 내뱉는 세상이다 보니 마치 가뭄에 단비가내린 듯 흐뭇한 심정이 되어 기사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한참을 그렇게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이번에는 다른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아마도자생 테러로 드러난 샌버나디노총기난사 사건의 충격 때문이었을까, 어쩌면 세상만사가 그렇게 단순하게 선의가 선의를 낳기만 하는 것은 아니란 것을 알 정도로나이를 먹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1세대들은 죽을 때까지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 지 모른다. 하지만 2세대 3세대로 내려가도 과연 그럴까. 물론 그 중에는 자유와 기회의 땅에서 사회의 생산적인 구성원으로 자라난 사람도 많겠지만, 이민자 혹은 이민자의 후예로서 사회에 울분과 좌절을 느끼게 된다면 …. 그리고 그곳에 IS와 같은 단체로부터 유혹의 손길이 뻗쳐 온다면...”이런 아름다운 뉴스를 대하며어쩌다 이런 오지랖 넓은 걱정까지 하게 되었는지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그래도 인간에 대한믿음은 잃지 말자고 마음을 추슬렀다.
세상에는 꼭 손익계산에 의해서가 아니라, 손해를 보는 줄 알면서도, 그것이 가치있는 일이고사람답게 사는 길이기에 행동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스스로를납득시켰다. 메르켈이나 트뤼도같은 정치인들도 난민들로 인해실업률이 높아지고 범죄가 늘어나는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사람을 살리는 일이 먼저이기에 그것이 지고한 가치이기에 받아들이는 것이라 믿고 싶었다.
며칠 후면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성탄절이다. 나를 포함해 실로 많은 이들이“ 예수를 믿는다”고 말하고 그의 삶을 닮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가르침 때문에 내가세상에서 손해를 보거나 희생하는것이 없다면 이는 그와는 무관한삶을 사는 것이다.
예수가 이 시대에 살았더라면 난민들 중 기독교인들만 골라서 받아들이자고 말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랬을 것 같지는 않다. 저 유명한 책의 제목처럼 “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질문이 자주 떠오르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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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민 국제 로터리 번역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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