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서 구호나 자선같은 기부 행위가 늘어나고 있다. 필자가 출석하는 교회에서도 매년 성탄절 헌금은 전액 불우이웃 돕기에 쓰인다.
세계적 부호들의 천문학적 기부 또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보유주식 99%를 기부하겠다고 한 약속은 일반인들의상상을 뛰어넘는다. 그의 나이가 31세라는 점에서 사람들을더욱 놀라게 만든다.
그는 기부의 이유를“ 딸이 부모가 사는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에 살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찍이 수백억 달러의 기부를 약속한 세계적 투자가인 워런 버핏이나 MS 창업자빌 게이츠 부부의 선행은 이미잘 알려져 있다.
그들뿐만 아니라 재산의 유무와 관계없이 매년 수많은 사업가나 일반인들의 크고 적은 기부가 행해지고 있다. 어디 미국뿐이겠는가? 다른 나라에서도유명, 무명 인사들의 기부소식이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외국의 통 큰 기부가 있을 때마다 왜 한국인, 특히 큰 기업가나 부자들에게서는 그런 미담이 들리지 않는 가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실상을 모르는 소리이다. 세계적 부호처럼 천문학적 기부는 없지만 한국에서도 재벌을 포함해서 중소 사업가 등 각계각층의사람들이 나름대로 기부활동에참여한다. 결코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다.
차제에 우리는 기부에 대하여 재고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첫째, 기부는 그 금액의 많고 적음으로 그 가치를 평가해서는안 된다는 점이다. 기부는 말이아니라 행동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부자의 진정성만 있다면적은 액수라도 칭찬받을 일인것이다.
간혹 자신은 동전 한 푼 내지않으면서 다른 사람의 기부에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말할 자격조차 없다고 할수 있겠다. 한국에는 입만 열면민생문제를 외치는 사람들이 많은데 과연 그들이 얼마나 기부라도 하면서 그러는지 궁금하다.
둘째, 기부는 단기적인 구휼이나 직접적인 도움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다른 모습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주로 큰 기부가 이에 속하는데 장학, 연구, 환경, 문화, 후생 같은 장기사업을 지원해주는 비영리 재단들이 맡고 있다.
또한 기부행위는 꼭 기부라는 이름으로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한 예로 기업체에서 고용인에게 지급하는 임금은 고용인의 노동 기부에 대한 고용주의 경제 기부, 즉 서로 필요한것의‘ 주고받기’ 기부라고 볼 수있다.
고용주를 상생관계가 아닌 투쟁대상으로 보는 한, 노사문제는 늘 분쟁을 일으키며 영원히해결되지 못하게 된다. 한국의노사문제가 아직도 후진국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이유는 노사 공히 상대방을 적대관계로생각하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납세자나기업체가 내는 세금 역시 광의의 기부라고 볼 수 있다. 세금은정부의 예산을 통하여 도움이필요한 곳에 지출되는 국민의기부금이기 때문이다.
셋째, 기부는 물질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부의 출발점이 마음이기 때문에어쩌면 가장 으뜸가는 기부라고 할 수 있겠다. 바로 이웃을배려하는 태도와 따뜻한 관심,격려의 말, 공동체 의식 그리고시민정신과 애국심 갈은 무형의 기부들이다. 우리의 삶이 날로 힘들어지고 어려워져도 이런 아름다운 심성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우리는 희망을 갖게 되고 세상은 더욱 밝게 변할 것이다. 세모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재화나 물질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풍성한 기부를 나눌 수 있을 방법을 찾을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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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연 수필가·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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