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학생•공관•지상사 직원들 직격탄
▶ 한국•중국 상대 무역•관광업계 반색
원•달러 환율이 급등, 1,210원대에 육박하면서 한인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7원 오른 달러당 1,209.8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기준으로 지난 2010년 7월 이후 5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211원까지 올라 1,21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이날 중국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달러에 힘이 실려 원화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매매가는 현찰 구입 시 1,227.61원, 판매 시 1,185.39원이었고 송금 시 1,218.30원, 수령 시 1,194.70원으로 원화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1,210원대에 육박하면서 유학생과 기러기 가족, 공관 및 지상사 직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에서 송금을 받아 생활해야 하는 이들은 달러 강세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의 최대 피해자다. 똑같은 액수의 달러를 받기위해서는 더 많은 원화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러기 가족으로 뉴저지에 거주하는 한인 윤모씨는 “중국발 악재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8월부터 남편의 송금 부담이 커졌는데 새해들어 며칠 지나지 않아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서더니 1,210원대에 육박했다”며 한숨지었다.
뉴욕총영사관의 한 영사도 “환차익 부담은 고스란히 공관 직원들의 몫”이라며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환율 혜택을 받은 적도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부담이 더 큰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맨하탄 소재 한 대기업 미주법인에서 일하고 있는 한인 김 모씨는 “월급은 정해져 있는데 원화가치가 내려가면 실 수령액이 줄어들 수 밖에 없어 주재원 가족들은 환율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 혹은 중국과 거래하는 무역 업체들은 강달러 시대가 반갑기만 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메이드 인 코리아’ 혹은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을 수입, 판매하는 경우, 이번 강달러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한국에서 의류를 수입, 판매하고 있는 한 의류업체는 “따뜻한 날씨로 겨울장사가 영 시원치 않았는데 달러강세로 원화가치가 하락하면서 숨통이 트이고 있다”며 “날씨만 예년 기온을 되찾는다면 매상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인 여행업계 역시 강달러 특수를 기대하며 한국과 중국, 동남아 여행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여행사의 매니저는 “항공과 여행, 관광 업계는 환율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며 “비수기라 아직은 큰 변화가 없지만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한국이나 중국, 동남아 등 해외여행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로 한국으로 송금하는 한인들도 강달러가 반갑기는 마찬가지다. 도미 전 한국에서 빌린 은행 융자금를 매달 갚아야 하는 한인 박모씨는 “100달러만 보내도 12만원이 넘는 상황이라 융자상환 부담이 확 줄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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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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