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로서는 호재의 연속이다. 민주당 유권자 중 20% 정도가 당을 이탈해 트럼프에게 한 표를 던질 수도 있다는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가 그 하나다.
멀리 유럽에서 날아드는 소식도 트럼프에게는 그리 나쁘지 않게 들린다. 새해맞이 행사 중 독일 서부도시 퀼른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력 사건이 그것으로, 1,000여명의 아랍,북아프리카 난민출신 남성들이 그 떼거리 성추행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찍이 이민자들, 특히 히스패닉계를 성추행이나 일삼는 범죄자들인양 몰아 붙였다. 그런 트럼프의 예언(?)이 적중한 것 같이 들리기 때문이다.
“독일인들은 폴란드인들을 탓하고, 폴란드인들은 우크라이나인들을 탓한다. 우크라이나인들은 키르기스인들과 우즈베키스탄인들을 탓한다.” 유럽에서 나도는 말이다.
경제가 신통치 않다. 정치도 그렇다. 하여튼 역겹고, 불안하다. 그리고 왠지 기운이 빠진다. 사회 전체가 우울증에라도 걸린 것 같다. 이런 무드에 빠져들면 이민자들을 탓한다. 이방인, 그 중에서도 신입자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쏠리는 것이다.
이민자들을 탓하는 것, 다시 말해 이민자 때리기가 글로벌한 습관이되고 있다. 무엇이 이런 현상을 불러오고 있나. 사람들은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일반 대중의 경우 감성이란 눈으로 보기 십상이다.
일부 정치인들은 그 감성을 자극한다. 공포감을 조장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민자들은 웰페어에나 기대는 얌체족에, 때로는 범죄 집단으로까지 비쳐지는 것이다.
실상은 어떤가. 정반대라는 것이 연방인구조사국의 최근 발표다. 1970년 이전 미국 이민자 중 대졸학력은 25%가 채 안 됐다. 석사학위 이상의 학력자는 12%를 차지했었다. 지난 10년 동안 미 이민자 중 대졸은 33%, 대학원 이상 학력자는 16%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니까 최근 미국 이민자 중 세명에 한 명 이상은 대졸 이상의 학력자란 것이다. 이는 미국 이민자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캐나다. 호주, 영국,프랑스 등의 경우도 대졸 이상 학력 이민자는10~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이 높다는 것은 이민자의 기술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풀어 말하면 그 사회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학력이 높을수록 평화적이다. 생산적이다. 개혁의 의지가 강하고 경제적으로도 안정적이다.
특히 학력이 높은 이민자는 아시아계다. 2012년의 경우 아시아계 이민자의 50% 이상이 대졸자다. 석사학위 이상의 학력자도 24.5%에 이른다.
이민자는 그렇다고 치고 난민의 경우는 다르지 않을까. 아니,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내전으로 살던 터전을 떠난다. 그 경우 제일 먼저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은 대체로 그 사회의 엘리트 계층이라는 거다.
영어가 유창하다. 프랑스어도, 독일어도 구사한다. 게다가 경제적으로도 만만치 않은 실력을 지니고 있다. 유럽을 배회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에게서 흔히 목격되는 사실이다.
글로벌한 현상이 된 이민자 때리기. 어쨌거나 달갑지 않은 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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