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처음 부자가 대통령이 된 사람은 존 애덤스와 그 아들 존 퀸시 애덤스다. 그러나 그런 애덤스 집안도 모두가 행복했던 것은 아니다. 존의 큰 아들인 존 퀸시는 대통령까지 했지만 그 바로 밑 동생인 찰스는 하버드를 나와 변호사까지 한 수재였음에도 아버지와의 불화와 대통령 아들로서의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알콜 중독자가가 돼 아버지가 대통령 재임 중 나이 서른에 요절했다.
미국에서 대통령 자식으로 사는 것도 힘들지만 한국은 더 하다. 한국 사회에서 대통령이 갖는 위상과 영향력은 미국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한국 대통령의 자식들은 거의 예외 없이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양자였던 이강석은 이승만이 4.19로 물러나자 권총으로 자신의 생부인 이기붕과 박 마리아, 동생 이강욱을 쏘고 자살했다.
박정희의 아들 박지만은 마약 중독으로 한동안 감옥을 제집처럼 드나들었고 전두환의 차남 전재용은 조세 포탈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2년 6월에 집행 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노태우의 딸 노소영은 외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은 후 무혐의 처분됐지만 미국 법원은 유죄 선고를 내리고 불법 예치한 전액을 몰수했다.
김영삼의 아들 김현철은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그 후 또 다시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긴급 체포돼 검찰 수사 도중 칼로 배를 찌르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김대중은 세 아들이 모두 기소되는 기록을 남겼다. 첫째인 김홍일은 인사 청탁 비리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둘째 홍업은 특가법상 알선수재와 조세포탈,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어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셋째 홍걸은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노무현의 아들 노건호는 박연차로부터 받은 500만 달러를 조세피난처인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뒤, 스탠포드대 유학 시절 알게 된 지인의 회사에 투자했다는 의혹을 받고 대검으로부터 조사를 받았으나 노무현이 자살하면서 수사는 종결됐다. 노무현의 딸 노정연은 외화 밀반출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시인하고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언도받았다.
다행히도 미국에서는 이런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단지 철없는 행동으로 부모에게 누를 끼치는 일은 종종 눈에 띈다. 최근 첼시 클린턴이 보여준 행적이 대표적 예가 될 것이다. 클린턴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강연을 해 몇 십만 달러씩 챙기더니 최근에는 하루 숙박비가 3만 달러가 넘는 카리브 해의 리조트에서 휴가를 보냈다. 첼시가 실제로 얼마를 썼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2010년 결혼식 때 300만 달러를 쓰고 2013년에는 맨해튼에 1,000만 달러가 넘는 콘도를 산 걸 보면 싼 방에 들지는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가뜩이나 힐러리가 기득권층의 대변자로 버니 샌더스로부터 공격받고 있는데 이런 행동을 한 것은 철이 없거나 머리가 없거나 둘 다거나로 볼 수밖에 없다. 대통령 자식 노릇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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