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동부 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 회장 함지박 식당 김영환 사장
태어나 교직생활까지 강원도서
막내동생도 경기도서 함지박 운영
고객 못지않게 직원대우도 최고로
주말손님 80~90%는 외국인
먹자골목 상권 활성화 최선
그는 고객과의 스킨십 마케팅이 일품이다. 단 한명의 고객에게도 소홀함이 없다. 표정을 살피고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 고객을 가족처럼 여기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도 ‘고객에게 눈치를 주거나 소홀함이 없이 소중한 가족처럼 대하라’고 교육 시킨다. 그는 먹자골목 상권의 브랜드화에 앞장서고 있다. 미국인들에게 한국문화와 한국음식을 알리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그는 바로 ‘친절’, ‘청결’, 그리고 ‘맛’으로 승부하는 함지박 식당의 김영환(67) 사장이다.
▲강원도 토박이
그는 1949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5남4녀의 둘째 아들이자 넷째다. 학창시절을 고향에서 보냈다. 군복무도 마찬가지다. 강원대학 군사교육단 행정병 출신이다. 뿐만 아니라 교직생활도 강원도에서 했다. 춘천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중, 고교 체육교사는 홍천에서 했다. 17년 동안(1969-1986) 교직에 몸담았던 것이다. 80년대부터는 강원도 수영연맹에서 총무이사로 활동했다.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강원도 수영 대표선수를 육성한 것이다. 물론, 결혼도 고향에서 했다. 그러다 1986년 미국행을 결심했다. 새로운 도전과 자녀교육을 위해서였다. 그는 그 때까지 고향에서만 살았다. 강원도 토박이로 고향사랑이 넘쳐나는 이유다.
▲함지박은 가족의 대명사
그는 아내와 초, 중학교에 다니던 막내아들과 큰딸과 함께 뉴욕에 왔다. 첫 둥지는 플러싱에 틀었다. 이민 초창기 세탁소와 야채가게를 다녔다. 일을 배워 가게를 차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주급생활로는 어림도 없었다. 그래서 맨하탄에서 길거리 행상을 시작했다. 아이템은 잡화.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온힘을 다 바쳤다. 3년 만에 잡화가게를 차릴 수 있었다. 아내에게는 네일 가게를 꾸며주었다. 그러다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한식당 운영에 뛰어들게 됐다. 2008년 먹자골목의 원조 함지박을 인수한 것이다.
당시 함지박은 매출이 줄어 문을 닫을 지경이었다. 그의 누님이 사업 확장을 위해 베이사이드에 ‘함지박 2호점’을 오픈한 뒤 암 투병을 했다. 그로인해 원조 함지박이 경영난을 겪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어떡하든 가족 성공의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는 함지박을 다시 일으켜 세워보자는 결심을 했다. 9남매 중 막내 남동생이 1991년부터 현재까지 경기도 남한산성에서 창업, 운영하고 있는 ‘함지박’ 토속음식점의 상호를 가져와 영업을 해 온 것이다. 함지박이 바로 가족의 대명사였던 셈이다.
함지박 인수 후 먹자골목의 원조라는 자긍심을 갖고 사업에 전념했다. 우선 ‘남에게 덕을 베풀면 더 많은 것이 되돌아온다’는 참의미를 행동으로 옮겼다. 고객에게 인색하지 않고 넉넉함으로 다가가 덕을 베푸는 풋풋한 정이 넘치는 함지박이 되도록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맛과 서비스도 강화했다. 고객에게 미네랄 알칼리 물을 식수로 제공하는 세심한 배려도 했다. ‘맛이 부족한 것은 용서가 되나 청결하지 못한 것은 용서하지 못한다’는 절대적인 생각에도 몰두했다.
뿐만 아니다. 조금이라도 잘못된 음식은 고객테이블에 절대 나가지 못하도록 관리했다. 하지만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이를 극복하고자 직접 1인3역을 했다. 그 와중에 2011년 창업주인 누님이 돌아가셨다, 함지박 2호점도 폐업했다. 그가 살면서 가장 가슴 아팠던 일이었다. 그래서 더욱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전력투구 했다. 덕분에 고객의 성원에 힘입어 지난 2014년 170석 규모의 함지박을 새롭게 문을 열 수 있었다.
▲얄팍한 장사꾼이 되지 말자
그는 고객보다 더 좋은 인테리어는 없다고 생각한다. 고객이 고객을 이끈다는 얘기다. 한명의 고객이 열이 된다는 의미다. 그가 모든 고객에게 진정성을 갖고 가족처럼 대하는 이유다. ‘당신은 함지박의 소중한 가족입니다’라는 말에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그는 외식업 성공의 비결로 “직원의 밝은 미소와 활기찬 분위기 조성. 맛에서 느끼는 기쁨과 즐거움을 갖도록 한다. 고객의 접객서비스와 느낌이 좋은 직원의 서비스를 강화한다. 가격이 상품력에 비해 저렴하다고 느끼도록 한다. 항상 청결한 느낌이 들도록 하며 늘 고객이 신뢰를 갖도록 한다. 더불어 경영, 맛, 서비스 3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귀띔한다.
그는 스스로를 밥장사로 여기는 겸손함이 있지만 고객에게는 절대 밥장사로 불리지 않도록 노력한다. 음식이 아닌 배려를 팔고, 고객이 미안할 정도의 감동을 주는 이유다. 무엇보다 작은 것을 탐하여 큰 것을 잃는 소탐대실을 멀리한다. ‘얄팍한 장사꾼이 되지 말자’가 그의 경영철학이기 때문이다.
▲친절, 청결 그리고 맛
그는 종업원을 가족과 같은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하지만 ‘예’와 ‘아니요’가 분명한 조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주인처럼 일하는 종업원은 최고로 대우한다. 가족처럼 일하다 고향으로 돌아간 종업원에게 수만 달러의 퇴직금을 줄 정도다. 더불어 자신의 직원이 일만 잘 하면 동종업소에서 최고대우를 해준다. 그 자체가 자신의 자존심이라 생각한다.
그는 양질의 식재료만 사용한다. 맘에 안 드는 음식을 버리는 것도 좋아한다. 음식점에서는 맛이 최고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맛이 없으면 부모형제도 오지 않는 곳이 식당이란 얘기다. 함지박이 맛 집으로 소문난 이유다.
그는 원래 삼겹살이 함지박의 대표주자이나 다양한 바비큐와 단품 메뉴인 찜과 조림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그 중에서도 특화메뉴인 심해어를 사용한 ‘묵은지 메로 조림’을 강력 추천한다. 복요리를 권하면서도 냉동 복을 재료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시즌에 따라 재료가 없을 때가 있다고 귀띔한다.
함지박은 구이시스템이 테이블 아래로 설치되어 있다. 냄새를 없애고 기름이 튀지 않도록 한 것이다. 언제나 청결한 느낌이 들도록 한 조치인 것이다. 함지박 주말고객의 80-90%는 외국 손님이다. 뉴욕 최고의 레스토랑 리뷰인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6년 연속 추천을 받은 영향이다. 최대 온라인 지역정보 사이트인 '옐프(Yelp)'의 리뷰가 700개를 넘고, 평점이 별 4개인 것도 한 몫하고 있다.
그는 “함지박은 주인과 종업원 모두가 고객에게 만족과 감동을 줄 수 있도록 맛, 청결, 그리고 진정성 있는 친절한 서비스 제공 등의 기본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식세계화와 먹자골목의 활성화
그는 먹자골목 상인번영회 첫 조직 때부터 현재까지 4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다. 미 동부 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 3대 회장도 2년째를 맞고 있다.그는 한식세계화는 한식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것이며 우리 음식을 통해 한인과 조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음은 물론 한식당의 매출을 증가시킬 수 있는 직접적인 요인이라고 강조한다.
올해 활동방향으로는 자체사업으로 발효식품인 한식의 우수성을 홍보할 계획이다. 정부지원 사업으로는 현재 진행 중인 학교급식 순회프로모션을 통해 홍보를 극대화하고 학교 급식소에 한국인 조리사를 넣어 한식조리법과 한국 식재료 유통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를 통해 세계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한식의 세계화가 꽃을 피우는 해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뉴욕, LA, 애틀랜타와 시애틀. 시카고, 애리조나와 몬트리올 등 7개 지역 추진위원회가 함께하는 미주 한식세계화 협의체 조직을 구상 중이다.
그는 먹자골목 상권 활성화를 자신의 사명으로 여긴다. 퀸즈한인회와 손잡고 정지 사인 판을 설치해 교통사고를 줄였다. 지역 상권을 위협하던 교량공사 문제 해결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역 한인상인 생존권 보장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머레이힐 LIRR 역 복개공사를 통해 주차장을 마련하는 계획도 추진할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 지역 한인상인들과 함께 뜻을 모아 먹자골목 활성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먹자골목 상권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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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창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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