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 죽었는데 은행계좌에 손도 못대”
▶ 유언장·보험·재정플랜 작성 “부자만의 일 아니다” 경각심
최근 병이나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달리한 한인들의 소식이 잇달아 전해지면서 이에 대비한 재산 상속을 포함한 유언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일 황인묵 전 한인회 부회장이 갑작스런 병세 악화로 5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다음날 8일에는 새벽 5시20분께 업무를 보던 50대의 한인남성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보다 한 달 전에는 50대 중반의 한인 K모씨 역시 갑작스럽게 사랑하는 가족 곁을 떠났다.
이들의 공통점은 죽음에 대비해 은행계좌를 비롯한 주택, 자동차 등과 관련된 유언장을 남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생명보험과 같은 재정플랜을 하지 않았다.
한 달 전에 작고한 K씨의 경우가 유언장과 재정플랜이 없어 가족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제 사정이 여유롭지 않아 K씨의 아내와 아들은 일을 하고 있는데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자 가족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K씨의 아내는 “남편 이름으로 된 은행계좌에서 돈을 찾으려고 해도 아내의 이름이 등록되어 있지 않아 인출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변호사를 통해 알아보니 정식 절차를 밞아 돈을 인출하려면 최고 1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한숨을 지었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또 다른 K씨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런 사정이 한인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재산상속을 포함한 유언장과 생명보험과 재정플랜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한인 법률전문가들은 “한인들의 경우 생전에 유언장에 대한 이야기를 금기시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막상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족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유언장에 대해 재산이 많은 부유층들이나 작성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도 갑작스런 죽음에 대비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심상섭씨(56)는 “유언장은 재산이 많은 사람이나 하는 것이지 나처럼 가진 것이 없는 사람하고는 무관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있다.
그러나 한인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생각은 금물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 법률가는 “주택은 물론 자동차나 은행계좌를 비롯해 소소한 것까지 본인 명의로 되어 있는 것은 사후에 유언장에 기록된 내용대로 법 절차에 의해 집행된다”며 “유언장은 재산이 많은 부유층만이 작성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어 “유언이나 재산의 사전분할 또는 사망을 원인으로 하는 조건부 권리이전행위(공동소유, 리빙트러스트 등) 없이 사망했을 경우 법원의 명령이 필요한데 이 경우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며 “사전이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생명보험이나 재정플랜도 가족들을 위한 마지막 배려다.
특히 아직 한창 일할 나이인 40~ 50대인 경우에는 생명보험이나 재정플랜이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한인 재정업계에서는 “미래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며 “본인은 물론 가족들을 위해 생명보험과 재정플랜은 평상시에 꼼꼼하게 준비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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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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