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한 유명 주방장이 “세상이 바뀌어도 너무 바뀌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특급호텔의 주방장인 그는 요리사가 인기 직업으로뜨면서 TV에 출연하고 신문 인터뷰를 하는 등 유명인이 되자 그런자신을 스스로도 믿기 어렵다고 했다.
직업에 귀천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현실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과거에 남성이 식당 요리사가 되었다고 하면 십중팔구발단은 가난이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식당에서 잔심부름을 하다가 조리법을 배워 요리사가 되는 경우가 적지않았다.
지금은 정규대학 다나오고도 셰프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요리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한추세.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
앞의 호텔 주방장의 부모는 과거아들이 조리사라는 게 부끄러워 밖에 나가 얘기도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매스컴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기인이 되었으니 그 자신도 적응이 어려웠던 것 같다. 요리사는 이제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인기 직업이다. 한국의 경우 어린이들이 의사보다 더 되고 싶어 하는직업이 요리사이다.
최근 한국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어린이들의 장래 희망 1위는 예체능계 직업,2위는 교수나 교사 그리고 3위가요리사이다.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45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어린이 10명 중 4명은 장차 운동선수나 가수, 배우, 만화가, 영화감독등이 되고 싶다고 해서 예체능계가단연 인기이다.
반면 과거 인기 직업이었던 의사나 법조인은 장래희망 직업 순위에서 한참 뒤로 밀려났다. 의사 등 의료계 직업을 원한 학생은 7.8%, 변호사 판사 검사 등 법조계로 나가고 싶다는 학생은 6.3%에 불과했다. 과거 “장래 희망은?” 하면 “대통령”“ 장군” 하던 때는 말 그대로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되었다.
그렇다면 미국 어린이들의 장래희망은 어떨까. 지난해 1~10살 어린이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조사결과를 보면가장 원하는 직업 1위는프로 운동선수. 그 외 의사, 교사, 수의사, 소방관,과학자, 우주인 등이 장래희망으로 인기가 있었다.
과거 미국 어린이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으면 남자는 ‘카우보이’ 여자는 ‘공주’나 ‘발레리나’였는데 거기서 많이 현실적이 되었다. 성별로보면 남자아이들이 가장 바라는 직업은 운동선수, 소방관, 엔지니어,우주인, 여자아이들의 경우는 의사,교사, 과학자, 주방장/제빵사 순으로나타났다.
아이들의 장래희망은 그 사회의분위기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국에서 여자아이들의 장래희망이 의사, 교사, 과학자라는것은 여성에 대한 인식이 그만큼바뀌었다는 말이 된다. 한국에서과거 경시 당하던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요리사가 제대로 대접받는다는 것은 좋은 변화이다. 그런데 돈과 인기가 따른다는 이유로 이들직업이 너무 유행을 타는 분위기는불안하다. 부모들의 차분한 지도가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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