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무제표 등 전달 합병협상하자” 알려져
▶ 미주시장 활로개척 절실한 신한에 매력적 제안
금종국 행장 최근 한국방문과도 관련 설
우리은행 “과거 인연 있는 우리 배제 섭섭”
한인은행권이 또다시 빅딜 루머에 휩싸였다. 한미은행이 한국에 본점을 둔 은행들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BBCN과 윌셔의 합병은행이 하반기 출범 예정인 가운데 초조해진 한미와 금종국 행장이 행동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인 은행권에 따르면 한미은행은 최근 뉴욕에 본점을 둔 신한은행 아메리카 측에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안의 정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지만 재무제표 등의 은행 자료가 전달됐고 인수를 위한 협상을 하자는 제안을 보냈다는 것이다.
한미은행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은행권 관계자는 “BBCN과 합병 시도가 불발되고 초라한 2위 은행에 오를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 금 행장과 한미은행 이사회의 기류”라며 “기타 한인은행들 대신 미주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한국의 은행과 합병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뉴욕에 위치한 신한 아메리카 본점의 한 관계자는 2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전혀 들은 바 없는 이야기”라며 이번 빅딜 설을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신한 아메리카의 지난해 4분기 순익은 634만1,0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6% 성장했고 특히 대출은 8억8,295만 달러로 전년 대비 5,273만 달러(6.4%) 이상 늘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자산 순위가 태평양 은행에게도 밀린 것과 관련해서는 “경영 효율성을 이유로 자산 증식에 집중하지 않은 것일 뿐 현재 자산은 약 1억 달러로 탄탄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신한 아메리카 내부에서도 자산규모가 라이벌인 우리 아메리카에 이어 태평양 은행에게까지 뒤지자 미주시장 활로개척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미은행의 접촉 여부에 대해 확인을 거부한 신한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미주시장은 성장 면에서 답보를 거듭한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이 정도로 철수할 신한이 아니다. 최적의 시점에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전략으로 한국 본점에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가 신한과 접촉했다는 소식에 우리 아메리카는 반신반의하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한미가 신한에 인수를 제안했다는 것은 일단 믿을 수 없다”며 “2010년 한미가 어려웠던 때 우리은행이 손을 내밀어 합병을 시도했던 사실이 있는데 우리를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당시 사정을 잘 아는 한미은행 이사진이 아직도 우리은행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며 “기업문화 측면에서도 한미에 어울리는 것은 신한이 아니라 우리다” 라고 강조했다.
한미은행이 침묵에 휩싸인 가운데 금종국 행장의 최근 한국행을 두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금 행장은 이달 초순 가족방문 등 개인 용무를 이유로 한국을 방문했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은행 합병을 논의하기 위한 극비방문이 아니었냐는 분석들이 오가고 있다.
여전히 합병에 적극적인 금 행장의 최근 발언도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지난 8일 한인 언론사들과의 오찬에서 금 행장은 “BBCN과 윌셔가합병 도중 또는 합병 이후 또 다른 합병을 제안해 온다면 검토할 수 있다”며 3대 은행이 합친 ‘빅 원’ 뱅크 탄생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미는 올해 초 투자전문회사 레이먼 제임스 파이낸셜이 꼽은 올해 은행 M&A 시장 기대주 17개 중 하나로 꼽혔다. 서부 지역 커뮤니티 뱅크 가운데 다른 은행을 인수할 최고의 적임자로서 개인 및 기관 투자가들에게 소개된 것이다.
한인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합병은행을 대표해 케빈 김 BBCN 은행장이 ‘한미와도 언제든지 통합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발언했던 점에 비춰 올해 한미를 중심으로 또 다른 빅딜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다”며 “한미가 스스로 합병 주체로 플레이하기보다는 ‘조커’의 역할을 자임한다면 몸값을 올리는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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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 류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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