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 기술 특집 시리즈 ③-MobilePay
▶ 가능성을 초월한, 현실에 더 가까워진 미래기술
<모바일페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페이가 미래의 결제수단으로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인류는 오랜 기간 조개껍데기와 금속화폐를 거래수단으로 삼았다.
기원전 7세기 페르시아에서는 금과 은을 섞어 무게와 크기가 일정한 최초의 동전이 출현했다. 지폐는 11세기 송나라 때 예금한 징표로 증서를 발행한 것이 효시다. 두꺼운 지폐의 불편함을 덜고자 1950년 뉴욕의 레스토랑 전용 다이너스클럽 카드가 등장하면서 크레딧 카드의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플라스틱 머니’의 위용도 모바일 페이 앞에서는 언젠가 작아질 것으로 보인다. 굴지의 IT 기업들이 속속 모바일 페이 시장에 뛰어들며 크레딧 카드와 작별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모바일 페이의 이용범위도 넓어져 미국 내 전체 오프라인 매장의 10~15%에 불과했던것이 90%까지 가능해졌다. 시장조사업체들은 3년래 미국의 스마트폰 이용자 가운데 3분의 1 이상인 약 7,000만명이 모바일 페이를 사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19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전체 미국인의 3분의 1 이상이 모바일 페이를 이용며 지갑이나 크레딧카드가 필요없는 미래를 열것으로 전망했다. [AP]
▶ 애플, 삼성, 구글 3강 체제가 혁신 주도해
모바일 페이 서비스는 2014년 10월 애플이 ‘애플페이’를 선보이며 활짝 열렸다. 애플은 생활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의 휴대성과 기능성에 보안성을 더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으로 애플의 전공인 앱 형태로 초기 모바일 페이 서비스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진화를 거듭해 앱을 구동해야 하는 제약에서 벗어나 아이폰 자체를 크레딧 카드화 시켰다. 즉, NFC(근거리무선통신) 칩이 탑재된 아이폰6 이상 모델에 크레딧이나 데빗 카드를 등록하면 아이폰이 순식간에 크레딧 카드로 변신하고 상점 내 NFC 단말기에 갖다 대면 바로 결제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복잡한 본인인증 절차를 밟아야 했지만 애플은 지문인식만으로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결제할 수 있도록 해 호평을 받았다.
삼성은 지난해 9월 ‘삼성페이’를 선보이며 추격에 나섰다. 방식은 애플페이와 동일하지만 삼성은 NFC 뿐 아니라 MST(마그네틱보안전송) 방식도 지원하는 ‘괴물’을 만들었다.
MST는 크레딧 카드 결제가 가능한, 쉽게 말해 카드를 긁을 수 있는 단말기에 적용되는 기초적인 기술로 미국 내 소매점 중 90%가 보유하고 있다. 애플페이가 NFC 단말기를 통해서만 결제가 가능해 미국 내 10~15% 정도의 커버리지를 보인 반면 삼성은 이를 85~90%로 끌어올린 것이다.
애플과 삼성의 선공에 맞서 구글은 ‘안드로이드페이’로 역공에 나섰다. 구글이 보유한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에 결제시스템을 탑재한 것으로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안드로이드폰이 약 11억대, 전체 스마트폰의 80%를 차지한점으로 미뤄 막강한 파괴력이 예상된다.
여기에 LG는 이르면 오는 3월경 ‘LG페이’를 내놓고 모바일 페이 전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실체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지만 루머들을 종합하면 스마트폰을 매개로 삼는 대신 별도의 전자 화이트카드에 모든 카드 정보를 담아 원하는 카드를 골라 ‘긁는’ 방식으로 쓴다는 구상이다.
▶ 모바일 페이 이용총액 매년 세 자릿수 증가세
LA타임스는 최근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페이 이용자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시장조사업체인 ‘이마케터’의 전망을 인용해 2014년 1,640만명이었던 모바일 페이 이용자 숫자가 2019년에는 6,98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전체 이용 금액은 2014년 37억달러 수준에서 2019년 2,100억달러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IT기업들의 기술 경쟁과 마케팅으로 매년 세 자릿수의 성장세가 점쳐진다. 보다 이해가 손쉽도록 이용자 1인당 모바일 페이 이용금액은 2014년 224달러였던 것이2019년에는 3,017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용자들은 모바일 페이의 편리하고 보안성이 뛰어난 점에 특히 만족하고 있다. 크레딧 카드를 점원에게 건네거나 단말기에 긁는 기존 방식보다 스마트폰을 갖다대면 되는 모바일 페이가 편리하고 보안성도 뛰어나다고 보는 것이다.
애플페이를 애용한다는 잭할러데이 씨는 “맥도널드, 월그린, 서브웨이 등 NFC 단말기가 설치된 곳에서는 애플페이로 결제한다”며 “스마트폰을 단말기에 갖다 대고 손가락을 홈버튼에 대면 결제가 완료돼 믿음직하다”고 말했다.
▶ 해킹 취약성, 결제수단으로서 신뢰성 확보가 관건
모바일 페이의 성장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제수단으로서의 신뢰성 확보, 이용자 경험의 획기적인 변화에 따른 부작용 해소, NFC 단말기의 저변 확대 등 생태계 개선, 해킹 위협 등 범죄악용에 대비한 보안성 강화 등은 과제다.
이중 해킹은 단연 최대 난제다. 실제 삼성페이의 핵심인 MST 기술을 보유한 미국 업체로 삼성이 지난해 2월 2억5,000만달러에 인수한 ‘루프페이’는 중국 해커들에게 해킹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삼성과 루프페이는 고객 정보나 핵심기술은 유출된 것이 없다며 사법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자체 조사로 마무리했지만 해커들이 발각되기 직전까지 수개월간 네트웍 내부에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불안감을 키우기도 했다.
또 결제를 위해 돈을 ‘내는’ 것과 카드를 ‘긁는’ 행위에 익숙했던 소비자들로 하여금 스마트폰 등을 단말기에 ‘갖다 대는’ 행동은 낯선 것으로 이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도 필요해 보인다.
실제 삼성페이 이전의 루프페이를 사용해 본 한 IT 칼럼니스트는 그 경험을 이렇게 표현했다. “카드를 긁어야 하는 단말기에 폰을 갖다 대기 위해 몸을 기울이자 점원이 나를 의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봤다.
‘새로운 결제수단’이라고 설명한 뒤에도 점원은 내가 사기를 치려는 것인지 확인하는 듯 했다”고.
이런 어색함과 불안함이 반영돼실제 지난해 6월 시장조사업체 인포스카우트가 조사한바에 따르면 아이폰6시리즈 사용자 가운데 애플페이를 써 본 경험이 있는 이들은 13%에 불과했고 애플페이를 사용하려다가 실패한 적이 있는 이들은 19%로 나타났다.
크레딧 카드를 ‘긁는’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결제가 완료되는 모바일 페이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AP]
<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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