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이름 딴 의류·안경·향수는 중국·방글라데시·온두라스산
"애플 컴퓨터를 국외 공장이 아닌 미국에서 만들게 해야 한다. 생산라인이 멕시코로 옮겨진 오레오 쿠키를 다시는 먹지 않겠다."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 경선 레이스에서 쏟아냈던 발언들이다.
저임금 노동력을 찾아 국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들의 행태를 비판해 백인 노동자의 분노를 자극해온 트럼프가 정작 자신의 브랜드는 이들 국가에서 생산하는 위선을 보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 언론이 14일(현지시간) 비판했다.
트럼프의 대표적 의류 브랜드인 '도널드 J 트럼프 컬렉션'의 셔츠와 안경, 향수, 신사복은 대부분 중국과 방글라데시, 멕시코, 온드라스 등 저임금 국가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의 장녀 이반카 트럼프가 론칭하는 보석과 의류 역시 대부분 증국에서 생산된다.
하버드 교수이자 무역전문가인 로버트 로렌스가 이반카 트럼프의 패션라인에서 생산되는 800여 종의 신발과 드레스, 지갑, 스카프 등을 분석했더니 80%가량이 국외에서 생산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CNN은 전했다.
실제 트럼프도 지난해 7월 CNN방송에 나와 "트럼프 넥타이가 대부분 중국에서 만들어졌다"며 "미국에서 의류를 생산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고 토로한 바 있다.
트럼프가 2004년 자신의 이름을 딴 의류 생산라인을 론칭하기 위해 계약한 필립스 반 호이젠이라는 업체는 전 세계 85개국에서 패션 브랜드를 제조하는 회사였다.
이 계약을 중재했던 제프 댄저는 WP에 "트럼프에게는 최고의 경험을 가진 가장 큰 의류 기업을 찾는 게 중요했지 미국에 공장을 둔 회사를 찾아달라고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자 트럼프는 완전히 말을 바꿨다.
최근 메인 주 연설에서 그는 "머지않아 애플이 미국에서 전화기를 만드는 것을 보고 싶다"고 애플을 공박했다.
또 나비스코가 생산공장 일부를 멕시코로 옮기자 오레오 쿠키를 먹지 않겠다고 하거나 제약사들이 본사를 국외로 이전하는 것 등을 성토했다. 생산공장을 멕시코 등지로 옮긴 포드는 수시로 도마 위에 올렸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인 중산층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중국과 멕시코산 의류 등에 35∼45%의 수입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이에 WP는 "트럼프는 자유주의적 무역정책으로 인해 제조업 일자리가 중국과 멕시코 등 국가에 빼앗겼고 이로 인해 미국 사회가 황폐화됐다는 논리로 유권자를 자극했다"며 "하지만 이 덕분에 트럼프는 개인적 부를 쌓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공장을 국외로 이전한 덕분에 자신은 부자가 됐으면서도 이러한 관행을 비판해 정치적 이득을 얻고 있다는 경쟁자들의 비판을 사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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