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첨 탈락시 신분 유지 쉽지 않아
▶ OPT 기간조율• 대체 비자 물색 등 학생때부터 장기적인 준비 요구돼
“제 모든 청춘을 30%확률에 걸었습니다”
프리몬트 유학생 정모(28)군은 모든 취업비자(H-1B) 관련 서류를 마무리 한 뒤 큰 한숨을 내리쉬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07년 유학을 결심한 뒤 20대의 대부분을 바쳐온 정군의 미국생활은 약 1주일 앞으로 다가온 H1-B 서류 접수와 추첨에 의해 지속 여부가 결정된다.
2013년 졸업 후 OPT와 인턴쉽(J1)비자 까지 거치며 숱한 신분의 고비를 이겨내 온 그는 작년 H1-B 추첨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정군은 “영어 한마디 못할때도, 취업의 장벽에 가로막혔을때도 희망을 잃지 않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도 “컴퓨터 추첨은 내가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이번에는 영 자신이 없다”며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에머리빌에 위치한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열정을 쏟고 있는 김모(33)씨는 STEM OPT 연장 규정이 발표돼 ‘생명연장’이 가능하게 된 케이스.
김씨는 “H-1B 추첨에 뽑히지 않더라도 일단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며 “아예 17개월의 추가 OPT 기간 동안 영주권을 신청 하는 방안을 회사와 논의중이다”고 말했다.
그나마 H1-B 신청 조건을 갖춘 정군과 김씨의 경우는 조금 나은 편. 늦깎이 대학 공부를 마치고 OPT 기간 인턴으로 일하던 회사가 비자 스폰서를 거부한 박모(39)씨는 당장 미국을 떠나야 할 위기에 놓였다.
그는 “베이지역 뿐만 아니라 미주 전 곳에 이력서를 넣고 있지만 숫자가 많아질수록 절망만 늘어간다”며 “이제는 아예 신분부터 물어보고 거절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박씨는 결국 미국 체류를 포기한 채 캐나다에 위치한 회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해마다 최악의 경쟁률을 경신하고 있는 H-1B 비자 신청이 올 해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OPT 기간을 모두 소진한 ‘졸업후 1년’ 학생들이 살길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어 보기 위해 애초에 OPT 발효일은 최대한 늦추거나 수업 과목을 조절해 졸업을 미루는 등 합법적 신분을 유지한 채 취업문을 두드리지만 ‘희망고문’ 시간만 늘어날 뿐 실제 H1-B 취득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 주디 장 이민법 전문 변호사는 “H1-B 쿼터(일반 6만5,000개+미국 석사학위 이상 2만개)가 늘어나지 않아 작년과 비슷한 상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H-1B 신청 준비만큼 비자 탈락 준비를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이 아닌 1,2년 뒤를 내다보는 계획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며 ▲스폰서 의향을 가진 회사가 둘 이상일 경우 미리 고르지 말고 양쪽 케이스를 모두 낼 것 ▲H1-B 탈락시 학생 신분이 남아있을 수 있는 기간을 고려해 OPT 시기를 잡을 것 ▲투자(E-2), 인턴(J), 공연 예술(O) 등 대체 비자 자격 여부를 미리 확인해 둘 것 등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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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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