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낯 없다” 중국 눌러앉은 89세 하상숙 할머니 딱한 처지
▶ “내 나라는 한국” 중국 귀화 거부…의료급여 혜택 못받아
"중국에 사시는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를 도와주세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이 23일 중국에 거주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89) 할머니의 병원비 마련을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17세 때 위안부로 끌려갔다 "고향 사람들 볼 낯이 없다"며 귀국하지 않고 중국 우한에 정착한 하 할머니는 지난달 15일 계단에서 넘어져 갈비뼈와 골반 등을 다쳐 현지 한 병원에 입원했지만, 병원비 마련이 막막한 처지라고 나눔의 집측은 전했다.
하 할머니는 "내 나라는 한국"이라며 중국 귀화를 거부한 한국 국적자여서 중국인인 남편, 자식들과 달리 중국에서 의료급여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고령이라 완쾌 될때까지 몇달 간 입원치료가 필요하지만 넉넉지 않은 형편 때문에 매달 200만원 가량 나오는 치료비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병원으로 옮겨 치료하면 의료급여 등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고령에 중상인 할머니를 옮기는 것 역시 여의치 않다고 나눔의 집은 설명했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가족이 다 중국에 있어 결정이 쉽지 않은 것 같다"며 "한국으로 오시면 완쾌 후 전문요양시설을 갖춘 나눔의 집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나눔의 집은 '중국 거주 피해자 돕기 모금'에서 이달 초 하 할머니 치료에 써달라며 1천만원을 후원했다.
하 할머니는 1927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
17세때 위안부로 끌려가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한커우(漢口) 일본군위안소에서 고초를 겪었다. 해방 후 "고향 사람들을 볼 낯이 없다"며 귀국하지 않고 우한에 정착해 중국인 남편과 가정을 꾸렸다.
남편이 데려온 아이 셋을 친자식처럼 기른 할머니는 1994년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부터 막내딸과 함께 지내왔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전인 1947년에 임시 '조선'(朝鮮) 국적을 받은 할머니는 "내 나라는 한국"이라며 중국 귀화를 거부하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인 1994년 3월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2003년 3월 영구 귀국한다며 한국에 들어왔지만 2년여 만에 가족 품이 그리워 중국으로 돌아갔다.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44명(국내 40명·국외 4명)이다. 하 할머니는 국외 거주자 4명 중 한 분이다. 중국에 3명, 일본에 1명이 거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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