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 전날부터 입장 대기…현지 언론 ‘대서특필’

쿠바 아바나의 시우다드 데포르티바에서 10대 록음악 팬들이 롤링스톤스의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롤링스톤스를 예전부터 좋아했어요. 젊은 시절 모습에 반했는데 칠순이 된 그들을 실제로 본다니 믿을 수가 없네요. 꿈만 같아요.”
쿠바 수도 아바나에 사는 마우리시오 게레로(52)는 25일을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 출신 전설적 록밴드 롤링스톤스가 50여 년간 자본주의 미국과 싸우며 지낸 사회주의 국가 쿠바에서 역사적인 공연을 하는 날이어서다.
이날 아바나는 공연 시작 전부터 들썩거렸다.
야외공연장이 마련된 아바나 남부의 체육시설 단지 '시우다드 데포르티바'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장사진을 이뤘다.
콘서트는 오후 8시30분 시작 예정이지만, 일찌감치 인파가 몰려 열기를 실감케 했다.
전날 오후 10시에 와서 텐트를 치고 밤을 새웠다는 록음악 마니아 요셀 가르시아(19)는 "누가 됐든 외국 록밴드의 공연을 실제로 보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전설 그 자체인 롤링스톤스라니 믿기지 않는다"며 "입장이 시작되면 앞자리로 뛰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을 한다는 한 청년은 "오늘 콘서트를 제대로 즐기려고 최근 며칠간 롤링스톤스 음악만 계속 들었다"며 "롤링스톤스가 히트곡 '브라운 슈가'를 꼭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갈색 설탕'을 뜻하는 브라운 슈가는 마약을 뜻하는 제목이고, 쿠바는 중남미에서 드물게 마약의 엄격한 통제가 이뤄지는 나라다.
이웃과 함께 롤링스톤스를 상징하는 혓바닥 그림을 그려서 가져온 세스페데스 곤살레스(57)는 "평생의 소원이 이뤄졌다. 이 그림을 믹 재거에게 주고 싶다"고 말해 재거와의 만남을 고대하기도 했다.
롤링스톤스 광풍은 쿠바 언론에서도 쉽게 확인됐다.
주요 일간지 그란마는 롤링스톤스 공연 소식을 크게 다뤘다.
이날 그란마는 문화면 첫 소식으로 "영국의 전설적 밴드가 쿠바에 왔다"고 전했다.
그란마는 전날에도 롤링스톤스의 공연 준비를 지원한 팀 콜 쿠바 주재 영국 대사 인터뷰를 대문짝만하게 실었다.
콜 대사는 인터뷰에서 "모든 쿠바인이 이 콘서트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안다"며 "대사로서 이번 공연의 증인이 될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럽다. 의심의 여지 없이 두 나라 국민 간 문화적 연대의 모범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쿠바 비시온, 라디오 아바나 쿠바, 카날 에두카티보 등 쿠바 방송과 라디오도 롤링스톤스 공연 소식을 전하는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아바나 시(市) 당국은 사흘 전까지 머물렀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방문 당시와 비슷한 수준의 교통 통제를 시행했다.
시우다드 데포르티바 일대 주요 도로 30여 곳의 차량 통행은 오후 1시부터 봉쇄된다.

25일 쿠바 아바나 시우다드 데포르티바에서 롤링스톤스 팬들이 롤링스톤슬르 상징하는 혓바닥 그림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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