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분 변화에 따른 섬세한 연기 펼쳐…
▶ “과학 용어 많아 어려웠다”토로

송일국
“대사 외우는 것 빼고는 정말 재밌었다. 이렇게 친목이 좋은 드라마는 처음이었다. 단체 카톡방에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다 올리고, 본방사수하고 있는 것을 찍어서 올렸다. ”
최근 막을 내린 KBS 1TV 대하드라마 '장영실'에서 타이틀롤을 연기한 송일국(43)은 이 같이 말했다.
‘장영실'은 KBS가 최초로 시도한 역사 과학 드라마다. 노비였던 장영실(송일국)이 세종대왕(김상경)을 만나 15세기 조선의 과학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키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24부작으로 올해 초부터 방송됐다.
이번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로는 “현대극을 더 많이 했지만, 사극 이미지가 강해서 그동안 안 했던 것도있다"고 밝혔다.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지금 하면 잘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때마침 장' 영실'이 들어왔다. 무관의 이미지가 아니고, 장영실이라서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정말 좋은 작품이었다.”
관노로 태어난 장영실은 신분사회의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었지만, 궁에 들어가 조선의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면서 신분 상승을 이룬다. 송일국은 신분 변화에 따른 섬세한 연기를 펼쳐 이목을 끌었다. “천민이었을 때는기존에 했던 사극 톤보다는 현대극처럼 했다. 방에 들어가서 안 하고 일부러 방 밖에서 했다. 신분이 상승하고 나서는 굵고 강한 톤으로 연기했다."
그러나 과학 용어가 많아서 대사가너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대사 암기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배우들마다 대사를 외우는 방식이 다 다르더라. 나는 누군가 옆에서 맞춰주면 한 시간이면 외운다. 하지만 혼자서 하면 3일을 해도 안 되는 정도다. 그 바람에 이번 드라마서 매니저가 많이 고생했다."
-배우는 선택받는 직업이라고 했는데, 대중들에게 기억되는 사람이기도 하다.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어떤 배우로도 기억되고 싶지 않다. 기억이 안됐으면 좋겠다. 배우가 너무 고착화된 이미지가 강하면 작품에 나왔을 때 몰입을 방해한다. 그래서 사극을 계속안 했다. 뭔가 한 가지 이미지에 고착화되어 있으면 안 좋은 것 같다. 그게 없어야 관객이나 시청자들이 작품을 볼 때 배역으로 몰입하는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기억이 안 됐으면 좋겠다."
-초기에는 어떤 이미지를 갖기 위해서 노력하는 신인도 있다. 또 차별화된이미지가 있어야 롱런하기도 한다.
“이게 항상 딜레마다. 배우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이미지에 도전하려고 하지만, 시청자나 관객 입장에서는 그 배우에게 바라는 이미지나 기대치라는 게 있다. 그 안에서 잘 절충해야 하는 것 같다. 답이 정말 없는 것 같다."
-다른 직업의 세계도 마찬가지이지만, 연예계는 경쟁이 너무나 치열한 곳이다.
자기가 잘 하는 것, 주특기를 버리면 안될 것 같다.
“저 사람한테 그런 게 있다' 이걸 벗어나지 않으면서 새로움을 추구하는 게 늘 숙제인 것 같다. 예능도 어떻게 보면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다. 예능은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너무 자기를 드러내 버리면 갖고 있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적절한 선에서 잘 하는 것이 중요 한 것 같다."
-세 아들 중에서 연예인으로서의 자질이 보이는 아이는.
“안 그래도 이 질문을 많이 받았다. 지금으로 보면 감성적인 면이 많은 만세다. 아내가 상가에 갔다왔다고 하면 첫째와 둘째는 '왜 죽었어요'가 질문이면 셋째는 '엄마 슬프겠다'고 한다. 접근하는 거 자체가 다르다. 정말 사람을 들었다놨다 한다. 작가들이 ‘마성의 만세'라고 노래까지 만들었다."
-만약 연기자, 연예인을 하고 싶어하면 시킬 생각인지.
“물론 셋 다 하겠다고 하면 걱정이지만, 한다고 하면 시킬 것이다. 사실 나 정도로 이름 석자를 알리는 것도 힘들다. 우리 아이들은 좀 더 다른 환경이니까 더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자기가 선택하는 길이니까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시킬 생각이다."
-자격루, 해시계, 신기전 등 장영실이 남긴 발명품이 많다. 그 중 대단하다고 생각한 발명품은.
“해시계다. 아무 지식이 없는 사람이 딱 봐도 지금 어느 계절에 몇 시인지 알 수 있다. 그만큼 해시계가 직관적이다. 굉장히 간단한 원리인데, 그걸 생각해낸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생각한다. 장영실은 천재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너무 앞서간 인물이고,시대를 잘 타고난 사람이다. 세종대왕이 없었으면 오늘의 장영실도 없었을 테니까."
< 신효령 기자 >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