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연구팀 “얼굴 지각 능력 손상 탓”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가 가족 얼굴을 못 알아보는 이유가 무엇일까? 단순히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일까?
그게 아니라 얼굴 모습을 알아보는 전체지각(holistic perception) 기능이 손상됐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 노인 의학연구소의 스벤 주베르 박사는 치매 환자들과 건강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다고 영국의 인디펜던트 인터넷판과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11일 보도했다.
주베르 박사는 이들에게 얼굴과 자동차 사진들을 똑바로 또는 거꾸로 보여주면서 얼굴과 자동차를 식별하는 능력을 시험했다.
그 결과 사진을 거꾸로 보여주었을 때는 대답의 정확도와 정확한 대답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치매 환자나 정상인이나 비슷했다.
거꾸로 된 사진을 식별하기 위해서는 눈이 지각하는 얼굴과 자동차의 여러 부분을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데 똑바로 세워진 얼굴 사진을 인지하는 데는 치매 환자들이 정상인보다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리고 잘못 대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치매 환자의 경우 얼굴을 전체적으로 인지하는 전체지각 능력이 손상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베르 박사는 해석했다.
얼굴을 식별하지 못한다는 것은 단순한 기억의 문제가 아니라 얼굴을 지각하는 능력이 손상됐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체지각 능력은 눈, 코, 입 같은 얼굴의 부분적이고 구체적인 특징을 인지하는 능력과는 다르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똑바로 세워진 자동차 사진을 인지하는 능력은 치매 환자도 정상인과 비슷했다.
자동차를 식별하는 것은 이론상 전체지각 능력이 필요한 일이 아니라고 주베르 박사는 지적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치매 환자 가족들이 그 어떤 특이한 얼굴 특징과 목소리로 환자가 가족을 식별하게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주베르 박사는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증상이 치매 초기 단계에 나타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영국 알츠하이머병 연구학회의 로라 핍스 박사는 치매 환자가 겪는 복잡한 증상들을 이해하는 것이 치매의 진단과 증상 관리 그리고 궁극적으로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영국 알츠하이머병 학회 연구실장 제임스 피켓 박사는 치매 환자가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순전히 기억상실 때문만이 아니고 얼굴을 인지하는 능력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일 수 있음을 인정했다.
이 연구결과는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최신호(4월 12일 자)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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