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가 미 델라웨어 주(州)에 2개의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 보수성향 매체인 워싱턴 프리비컨이 11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클린턴 부부는 델라웨어 주의 주도 윌밍턴의 ‘노스 오렌지 스트리트 1209번지’를 주소로 하는 2개의 회사를 설립했다.
하나는 힐러리가 국무장관 퇴임 1주일 후인 2013년 2월에 설립한 ‘ZFS 홀딩스’이고, 나머지 하나는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보다 앞선 2008년 1월에 만든 ‘WJC’로, 두 회사 모두 윌밍턴에 명의만 두고 있을 뿐 실제 활동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힐러리는 ZFS 홀딩스를 통해 출판사 ‘시몬 & 슈스터’로부터 550만 달러(약 62억9천만 원)의 인세를, 클린턴 전 대통령은 WJC를 통해 자문료 등을 각각 받았다.
두 회사의 이름은 힐러리가 지난해 공개한 세금 보고서에 처음 등장했다.
클린턴 부부의 델라웨어 소재 회사가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델라웨어 주가 일종의 미국 내 ‘조세회피처’로 통한다는 데 있다고 워싱턴 프리비컨은 지적했다.
델라웨어는 세금 우대 조치 및 비밀 유지 등의 혜택으로 개인이나 기업들이 가장 많이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는 곳으로, 문제의 노스 오렌지 스트리트 1209번지에 주소를 둔 기업만 무려 28만5천 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시민단체 ‘조세정의를 위한 시민들’의 수석정책분석가인 리처드 필립스는 “1천 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는 건물이라고 생각하면 흔히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같은 건물을 떠올릴 텐데 이곳에는 무려 28만5천 개의 기업이 주소지를 두고 있다”면서 “이들은 실제 일은 하지 않고 회사 이름만 두고 있으며 심지어 우편함조차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힐러리 대선캠프 측은 현재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으나, 만약 조세회피 의혹이 사실일 경우 논란이 일 전망이다.
힐러리는 앞서 지난 5일 전·현직 국가 정상들까지 연루된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스’가 폭로된 직후 “여러분 일부는 이미 전 세계의 갑부들이 파나마와 그 이외 다른 곳에서 교묘하게 악용하는 충격적인 조세회피처와 각종 조세회피 구멍에 대한 폭로 자료를 봤을 텐데 이중 일부는 명백히 위법이고 법 위반자는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행위의 상당 부분이 실질적으로 합법으로 돼 있는 이는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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