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전 2011년 만찬때 조롱당해…트럼프 “언론이 부정직” 화살 돌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1년 4월30일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석상에서 대선출마설이 나도는 트럼프를 향해 ”트럼프가 백악관에 변화를 가져오겠다는데 그게 뭔지 봅시다”라면서 장내에 ‘트럼프 백악관 리조트·콘도’라고 쓰인 백악관 모양의 호텔 합성 사진을 올려 폭소를 자아냈다. (EPA/MARTIN H. SIMON / POOL)
미국 공화당의 대선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오는 30일로 예정된 워싱턴 언론계의 최대 사교행사인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12일 미국 의회 전문지인 ‘더 힐’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이 부정직하다”면서 올해 기자단 만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모든 언론사로부터 올해 행사에 참석할 것이냐는 문의를 받았지만 나는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내가 왜 가지 않느냐. 그것은 내가 좋은 시간을 보냈어도 언론은 끔찍한 시간을 보냈다고 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 이 행사는 트럼프에게는 ‘쓰라린 추억’ 그 자체라는 게 언론의 평가다. 5년 전인 2011년 4월 이 행사에서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공개로 망신을 당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자신의 출생의혹을 제기했던 트럼프를 향해 하와이 출생기록이 공개된 사실을 거듭 알린 뒤 “트럼프는 이제 달 착륙이 조작됐는지, 로스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조롱했다.
출생 의혹이 해소된 만큼 트럼프가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이 조작됐는지, ‘로스웰 외계인’과 관련한 설(1947년 외계생명체가 우주선을 잘못 조작해 뉴멕시코 근처 목축지에 추락했다는 주장)이 사실인지를 규명해볼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트럼프의 대선 출마설을 거론하며 “트럼프가 백악관에 변화를 가져오겠다는데 그게 뭔지 봅시다”라면서 장내에 ‘트럼프 백악관 리조트·콘도’라고 쓰인 백악관 모양의 호텔 합성 사진을 올려 또다시 망신을 줬다.
이날의 ‘사건’은 트럼프의 정치본능을 자극해 정계 진출에 나서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12일 자로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는 그러나 의회전문 매체인 더 힐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당시 좋은 시간을 보냈는데도 지난 수년간 내가 끔찍한 시간을 보냈다고 언론이 보도했다”고 불평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이 행사에 참석했다가 또다시 오바마 대통령에게 놀림을 당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권 도전을 여러 차례 시사했다가 주저앉은 트럼프를 향해 “어, 아직도 여기 있네”라고 조롱했다.
트럼프는 “언론이 정직하다면 나는 행사에 참석하겠다”며 “그러나 언론은 내가 얼마나 좋은 시간을 보냈는지에 관계없이 트럼프가 끔찍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런 행사에 뭐하러 가느냐”고 재차 불만을 터뜨렸다.

미국 공화당 대선경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부인 멜리니아 여사가 2011년 4월3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 참석해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EPA/MICHAEL REYNOLDS)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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