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사히 돌아가게 돼 다행”…대만관광객 “이런 강진은 처음”

17일 오후 일본 후쿠오카 공항 국제선 터미널에서 귀국행 항공편 수속을 기다리는 한국 관광객들.(연합뉴스)
"죽는 줄 알았다. 무사히 돌아가게 되어 다행이다."
17일 오후 일본 후쿠오카(福岡) 공항 국제선 터미널에서 귀국수속을 밟다가 기자와 만난 한국 관광객 대부분은 경황이 없어 보였다.
일본 규슈(九州)에 여행 왔다가 생전 경험하지 못한 지진을, 그것도 최대 규모 7.3 강진으로 겪은 이들의 얼굴에는 피로와 함께 황망함과 안도감이 교차했다.
대부분이 여행일정을 단축하거나 변경하는 등 불편이 따랐지만, 그런 결정에 대한 아쉬움보다 무사히 돌아가게 된 것이 다행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지난 15일 자녀들이 보내준 칠순 기념여행을 왔다가 16일 새벽 오이타(大分)의 호텔에서 강진을 겪은 정일생(70)·이복남(68) 씨 부부는 연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 씨는 "호텔방 벽에 걸린 에어컨 부품이 떨어지는 데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지진 피해가 가장 컸던 구마모토(熊本)현 쪽으로 가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예정보다 하루 당겨 귀국한다면서 "겁이 나서 한시라도 빨리 귀국하려고 어제 내내 항공편을 알아봤다. 사고가 안 나고 무사히 돌아오는 것이 다행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 씨도 "(지진 당시 마음이) 거의 죽기 직전 같았다"며 "신경 안정제까지 먹어야 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지인들과 함께 16일 새벽 벳부(別府)에서 지진을 경험한 건축 공구상 박모(54·부산 거주) 씨는 "무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처음 겪는 일이라 신기했다"며 "비상탈출한 뒤 호텔을 보니까 건물 구조가 내진성이 강한 형태여서 조금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박모(42) 씨는 연합뉴스에 보내온 이메일을 통해 "오이타의 유후인(由布院) 온천에 있다가 16일 새벽 강진을 겪었다"며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는 물건들을 피하느라 밤새 정신이 없었다"고 전했다.
박 씨는 "고속도로가 통제돼 16일 오전 9시쯤 택시를 타고 국도를 달려 서둘러 후쿠오카 공항으로 가는데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든 택시 승강장은 아비규환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대만 여행객 싱펀웨이(45) 씨는 구마모토현에서 14일 밤 규모 6.5의 첫 지진을 겪었다며 "대만에도 지진이 일어나지만 이런 지진은 생전 처음이었으며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17일 후쿠오카 공항 국제선 터미널에서 귀국 항공편 수속을 기다리는 한국 관광객들(연합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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