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 많이쓴다” 툭하면 단수 - 주인몰래 서브리스 놓고 이사
업계관계자 “렌트 인상 부작용”
론김• 피터구 사무실 무료법률 상담
퀸즈 베이사이드의 A씨는 샤워를 하려고 물을 틀었다가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았다.
A씨는 “집주인이 뜨거운 물을 도대체 몇 번째 끊은 건지 모른다”며 “물을 많이 쓰지도 않는데 물을 많이 쓴다는 이유로 단수시켜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다. 낡은 부엌 파이프 때문에 바닥이 손상됐는데도 고쳐주지를 않는다”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올해로 5년째 이 집에 거주하는 A씨는 조만간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각오다.
플러싱의 한인 B씨는 석달전 2층 세입자가 노인부부만 남겨놓고 이사를 나간 뒤로 골치가 아프다. B씨는 “노인부부가 세입자의 부모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방 하나를 서브리스를 놓고 500달러씩 받은 것”이라며 “노인부부는 방을 못 뺀다고 버티고, 새 세입자는 못들이니 2베드룸 렌트로 500달러를 받고 있는 셈”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일부 주택 소유주와 세입자간 분쟁이 잦아지면서 이들간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난방이나 온수의 예고 없는 중단, 고장난 파이프 등 주택 설비 수리 요구 무시, 무리한 주택 개조, 주택 수리를 이유로 갑작스러운 퇴거 요구 등 세입자의 불만 뿐 아니라 렌트 연체, 서브리스를 통한 계약 위반 등 주택 소유주의 속풀이도 늘고 있다.
피터구 뉴욕시의원 사무실에 따르면 최근 들어 주택 소유주와 세입자간 갈등으로 인한 민원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 초부터 지금까지 한주에 평균 20건의 민원이 접수되고 있으며 기온이 낮아지는 경우에는 40건을 넘어섰다는 설명이다.
노채원 한인 보좌관은 “건물 보수를 안해준다던가, 히터를 안틀어주는 등의 민원이 상당수였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갑작스러운 렌트 인상을 요구하며 퇴거를 요구하는 등의 민원도 가세, 민원이 늘고 있다”며 “기존 세입자 퇴거를 위해 주택 소유주가 렌트 체크 수령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주택 소유주 입장에서 속타는 경우도 비례하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마이더스 부동산의 티나 김씨는 “요즘처럼 렌트가 오르는 상황에서 주택 소유주들이 오래 거주하는 테넌트를 반기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며 “렌트 인상 여파의 불똥이 주택 소유주에게도 튀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1,100달러 내외면 가능했던 플러싱과 베이사이드 등 퀸즈 한인 밀집지역의 원베드룸 주택의 경우 일부에서는 월 렌트가 1,500달러를 넘어섰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일부 주택 소유주는 새로운 테넌트를 들여 렌트를 올려 받기 위해 전에 없던 횡포를 부린다거나, 일부 세입자는 주택 소유주의 허가 없이 서브리스를 통해 렌트 수입을 감당하거나 아예 렌트 지불을 거부하는 등 배째라 식의 배짱을 부리고 있는 것.
뉴욕시 주택국은 ▶난방 또는 온수 서비스의 지속적인 거부 ▶반복되는 물리적 심리적 위협 ▶열쇠 지급 없이 자물쇠 변경 ▶임대차 계약에서 합의한 금액을 초과한 추가 비용 임대료 청구 ▶안전하지 않은 건축 허용 등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피터 구 시의원 사무실에서는 올초부터 매월 첫째 금요일, 론김 뉴욕주하원의원사무실에서는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마다 세입자, 주택 소유주간 갈등 중재를 위한 무료 법률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상담을 받기 위해서는 사전 예약을 마쳐야 한다.
김영한 론김 의원 보좌관은 “렌트를 주택 소유주가 갑자기 2-3배씩 올리는 등 어이없는 상황에 처한 경우도 있다”며 “무료 상담을 통해 전문 변호사들이 법률 자문 또는 소송 여부를 판단해주기 때문에 곤란을 겪는 한인들은 지나치지 말고 사무실을 찾아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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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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