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랑인 강제 수용시설
▶ 인권 유린^성폭행^노역 등
1970∼1980년대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인권유린 사건을 AP통신이 부산 발 기사로 집중 조명했다.
AP는 11쪽에 달하는 장문의 기사에서 형제복지원 피해자 등 관련자 10여명을 직접 인터뷰하고 수백건의 관련문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형제복지원에서의 인권학대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잔인하고 널리 퍼져 있었다"고 보도했다.
형제복지원은 1975∼1987년 부산에 있던 국내 최대규모의 부랑인 강제수용 시설로, 이곳에서 12년간 구타와 감금, 성폭행, 강제노역 등이 자행돼 모두 53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1987년 원생 집단탈출을 계기로 실상이 알려져 '한국판 아우슈비츠'로 불리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27년 만인 2014년에야 형제복지원 진상규명 특별법이 발의돼 아직 계류 중이다.
AP는 당시 형제복지원 원생으로 있던 이들의 육성을 통해 끔찍한 실태를 전했다. 14세 때 빵을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경찰에 붙잡혔다 형제복지원에 들어온 최승우씨는 입소 첫날 밤 직원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5년간 거의 날마다 폭력과 노역에 시달렸고 다른 원생들이 맞아 죽는 모습을 목격해야 했다고 AP에 밝혔다.
교내 말썽으로 13세 때 끌려 들어온 이재식씨는 형제복지원 간부의 개인비서 역할을 하면서 이 간부가 박인근 원장에게 하루에 두 번 원생 현황을 보고할 때 따라갔는데, 하루에 사망·부상자가 4∼5명에 달하는 날이 잦았다고 회고했다.
전날 원생이 맞아 죽었다는 보고를 받은 박 원장이 복지원 뒷산에 시체를 매장하라고 지시하는 것을 직접 듣기도 했다.
AP는 "정부 고위층에서의 조직적인 은폐로 인해 지금까지 형제복지원에서 자행된 성폭행과 살인에 대해 누구도 처벌 받지 않고 있다"며 "현 정부도 증거가 너무 오래됐다는 점을 들어 야당의 조사 요구를 가로막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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