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당 후보 사디크 칸이 부인과 함께 런던 남부 스트릿햄에 있는 투표소에 들어서기 전 기자들을 향해 웃고 있다.
첫 무슬림 런던시장이 탄생했다.
지난 5일 치러진 영국 런던시장 개표에서 파키스탄 출신 버스운전사의 아들인 노동당 후보 사디크 칸(45)의 당선이 확정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6일 보도했다.
6일 오전 8시부터 시작된 개표에서 선두를 유지해온 칸 후보는, 이날 오후 5시 기준(개표율 90% 이상)에서 1순위 득표기준 44%를 얻어 경쟁자인 잭 골드스미스 보수당 후보(1순위 득표율 35%)를 9%포인트 차로 따돌리며 당선이 확정됐다. 런던시장 선거는 1차 집계에서 50% 이상 득표자가 없으면 3위 이하 후보를 찍은 유권자들의 2차 지지표를 합산해 당선자를 가리는데, 이렇게 하더라도 칸 후보의 당선은 확실하다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칸 후보와 골드스미스 후보의 대결은 영국판 ‘금수저’와 ‘흙수저’의 대결구도로도 묘사돼 왔다.
‘금수저’로 묘사되는 골드스미스 후보는 독일계 유대인으로 12억파운드(17억달러)에 달하는 재산을 물려받은 재력가다.
반면 ‘흙수저’인 칸 후보는 파키스탄 이민자 가정에서 8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빨간 이층버스 기사였고 어머니는 재봉사로 넉넉한 가정형편은 아니었다.
칸은 런던 다민족 주거지역 투팅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신문배달을 하고 공사장 막일까지 하는 등 생계를 도왔다.
그의 학창시절 꿈은 치과의사였지만, 한 교사가 그의 달변가 재능을 발견하고 법 공부를 권했고, 결국 칸은 노스런던대학교에 입학해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이후 인권전문 변호사가 됐고 인권단체 리버티에서 3년간 활동했다.
만 15세 때 노동당에 가입한 그는 1994년 보수당의 우세지역 원즈워드에서 시의원에 당선됐고 2006년까지 역임했다. 지난 2005년에는 변호사 일을 포기하고 총선에 자신이 태어난 투팅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져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고든 브라운 총리시절인 지난 2008년, 칸은 지역사회 장관과 교통장관을 역임하며 영국 최초 무슬림 장관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번 선거에서 골드스미스는 칸을 향해 ‘이슬람 극단주의자’라며 공격했지만, 오히려 골드스미스는 이로 인해 ‘인종주의자’라는 역풍을 맞았다.
한편 지난 5일 영국에서는 런던, 브리스톨, 리버풀, 샐포드시의 시장선거 및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에서는 하원의원들을 새로 뽑는 총선이 치러지고 잉글랜드 지역에서는 124개 지차체 기초의원 선거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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