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드라마인 빅뱅이론의 주인공 중 짐 파슨스가 연기하고 있는 쉘든 쿠퍼는 아주 강하게 자기 색깔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이다.
그의 행동을 관찰해보면 자폐증과 유사한 아스퍼거 증후군에서 볼 수 있는 행동들을 보인다. 한가지 일에 굉장히 집착하고, 상대방의 감정이나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들여 재미있는 상황에서 화를 내기 일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이한 사람,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 농담과 진담을 구별해내지 못하는 사람, 쉘든을 받아들이는 친구들의 이야기는 드라마 속에서 굉장히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나 역시 자기 색깔이 강한 아이들을 가르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아동의 공통적인 특징은 상호작용에 대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자폐의 정도와 예후가 굉장히 다양하여 과거에 사용하던 자폐증 진단명을 현재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는 용어로 사용한다. 아무리 이름을 불러도 대답하지 않고 혼자만의 세상에 몰두해 있는 아이를 가르친다는 것은 굉장히 큰 도전이다.
아이는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다른 것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수업 내내 관심 한번 주지 않다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눈을 맞추어 깔깔 웃어대는 아이를 보면 아이의 마음을 뺏으려 기회만 보던 나는 모든 긴장이 날아가고 마음이 시원해진다. 아이가 하루하루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그것을 표현해낼 때 기쁨을 넘어선 벅찬 감동이 있다.
아이가 커서 무엇이 되고 어떻게 살아갈까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것들이 산 넘어 산처럼 많지만 가장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대한 문제들이 아주 천천히 해결되어 갈 때 감사한 마음이 넘친다. 아이의 다름을 인정하고 아이의 약점이 아닌 강점에 집중하여 아이 안의 좋은 것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는 꼼꼼함과 더불어 느리게 감을 인정하는 여유로움이 필요하다.
태어난 것 중 무엇 하나 의미가 없는 것은 없다. 빠르게 더 빠르게 나아가는 세상에서 천천히 하늘도 보고 별도 보고 꽃도 보고 우리는 함께 걸어간다
<
박서진 / 아동 특수교육 전문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