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학생들에게 반갑지만 않은 대학 졸업장
▶ 취업난에 신분문제까지 이중고에 시달려, OPT 규정 숙지•합법 체류 방안 마련해야
대학 캠퍼스가와 인근 도시 상점들에 꽃과 기념품이 가득 들어서며 축제의 분위기를 돋우고 있지만 정작 그 주인공들은 다가오는 졸업식이 영 달갑지 않다.
특히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 취업난을 뚫어야 하며 신분적인 문제까지 해결해야 하는 대부분의 한인 유학생들에게 화려한 세레모니는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시작해 USF로 편입하기까지 5년여의 짧지 않은 유학생활의 마침표를 눈앞에 둔 정모(29)군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기쁨 대신 걱정 섞인 한숨부터 내쉬었다. 마지막 관문인 졸업 논문까지 통과해 2주 뒤 ‘빛나는 졸업장’ 수여식만을 남겨뒀지만 새로 펼쳐질 앞길이 너무나도 불안정하기 때문.
정군은 “당장 학생신분(F-1)을 벗어나 당장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막막한 심정에 졸업식 참가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며 “만나는 학교 선배들과 교회 형,누나들마다 ‘진짜 이민자의 삶을 맞이한 것을 환영한다(Welcome to the real world)'고 위로 섞인 농담을 건넨다”고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졸업전 인턴을 구하기 위해 수백 군데 이력서를 제출했으나 모두 고배를 마셨다는 전모(24)양은 “취업난이 남의 일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제야 피부로 와 닿는다”고 털어놓았다. 전양은 “신분문제도 1년은 문제가 되지 않고(OPT) 무급도 감수할 수 있어 어떻게든 취업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 이상으로 사회의 문턱이 너무 높다“며 ”졸업식에 부모님이 오시기로 했는데 뵐 면목이 없다“고 힘없이 말했다.
AAU에서 5월 말 석사모를 쓸 예정이었던 신모(33)씨는 아예 졸업을 한 학기 뒤로 미뤄버렸다. 신씨는 “6개월간 꾸준히 구직 사이트를 뒤졌지만 결국 직업을 찾질 못해 전공과목 2개를 더 듣기로 했다”며 “비싼 등록금이 부담되긴 하지만 한국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힘든 나이와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신분 문제가 더욱 큰 짐으로 다가온다”고 전했다.
졸업전부터 꾸준히 전공 관련 인턴을 통해 경험을 쌓았으며 졸업직후 업계에서 꽤 알아주는 기업에서 적잖은 월급까지 보장받았다는 최모(29)군 역시 “취업비자(H-1) 스폰은 보장받지 못했다”며 얼굴에 어두움이 돌았다.
최군은 “학사모를 쓰는 순간이 ‘미국 생활 앞으로 1년’이라는 시한부 선고의 시작일인 셈”이라며 “실낱같은 희망을 기대하고 기회를 찾고 있다. 노력하면 어떻게든 길이 열리지 않겠느냐”고 힘주어 말했다. 이민전문 변호사들은 “90일의 실업기간(Unemployment Period)가 넘을 경우 OPT 신분이 상실되니 이를 잘 염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속적인 미국 체류를 원할 경우 자신의 상황과 전공에 맞는 비자나 OPT연장(STEM계열), 대학원 진학 등 취업비자(H-1)이외에 다양한 합법적 체류를 위한 대체 방안을 미리 마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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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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