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을 받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예기치 않게 미국 역사상 전쟁을 가장 오래 수행한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4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7년 전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대통령과는 달리 전쟁을 끝내겠다는 약속과 함께 취임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백악관을 떠날 공산이 크다.

2011년 10월 21일 오바마 대통령은 그해 연말까지 이라크에 남은 전투원들을 모두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8년간 이어진 이라크에서의 전쟁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현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로부터 3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전투 지원병력을 이라크에 보낸다는 방침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의 일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이라크에는 미군 병력이 5,000명이 남아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도 '희망 후 실망'이라는 이라크의 전철을 밟았다.

2014년 5월 오바마 대통령은 2016년 말까지 탈레반 반군에 대응하려고 아프간에 투입한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했지만 현실로 이어지지 못했다. 탈레반 세력이 되살아나고 평화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철군 일정을 미뤄야 한다는 의견이 끊임없이 나왔다.

미군의 아프간 주둔은 적어도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17년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와 파키스탄, 소말리아, 예멘 등에서 테러 단체들에 대한 공격도 승인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군의 군사작전이 펼쳐친 나라는 모두 7곳에 이른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은 IS와 전투 중인 시리아에 특수 임무를 위해 250명의 병력을 추가로 보낸다고 최근 밝혔다"며 "미국 역사상 두 번의 임기 내내 미군이 전쟁을 벌인 것은 오바마 대통령 시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