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 스프링스 인근의 데저트 핫 스프링스는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다. 요즘 이곳 부동산 열기는 온천보다 더 뜨겁다. 아무 것도 없는 황무지인데도 6개월 사이 5배에서 10배까지 오른 곳도 있다.
이곳 부동산이 치솟고 있는 것은 미국인들이 갑자기 온천욕에 관심을 갖게 되어서가 아니다. 재정난에 빠진 이곳 시의회가 남가주에서는 처음으로 대규모 마리화나 재배를 허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각국에서 마리화나를 재배하겠다는 사람들이 줄지어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곳 시장인 스캇 마타스는 “우리는 공원도 필요로 하고 길도 낡았다”며 늘어날 세수로 무엇을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2014년 마리화나 재배 허용안이 통과된 이후 11개 업소가 재배 허가를 받았으며 이들 업소가 경작할 마리화나 밭 면적은 170만 평방피트에 달한다. 앞으로도 재배 신청자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어서 데저트 핫 스프링스는 앞으로 온천이 아니라 ‘미국 마리화나의 수도’로 더 잘 알려질 형편이다.
이곳이 번창하는 것을 본 인근 도시들도 앞 다퉈 재배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커시더럴 시티는 최근 재배 허가 신청을 받기 시작했고 아델란토는 작년 말부터 재배 신청을 받고 있다. 아델란토는 이미 30개 업체로부터 120만 평방피트에 달하는 재배지 허가를 내줬다.
이와 때맞춰 가주에서는 올 11월 지금까지 치료용으로만 허용되는 마리화나 판매를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주민 발의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 안이 통과되면 가주의 마리화나 판매는 지금보다 10배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방법은 아직도 마리화나를 마약으로 규정해 판매 금지하고 있지만 이미 이를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주들이 늘고 있고 가주민들도 점차 이에 호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2015년 미국민의 43%가 마리화나를 복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는데 2016년에는 이 숫자가 51%로 늘어났다.
마리화나 합법화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극렬하게 대립하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마리화나를 장기 복용하면 정신 질환은 물론 내장과 폐, 심장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찬성론자들은 그 폐해는 담배나 술에 비해 훨씬 적을뿐더러 항암치료로 인한 구토와 통증을 완화하는데 마리화나만큼 뛰어난 효능을 가진 약품은 없다고 맞서고 있다.
4년 전 마리화나 판매를 전면 허용한 콜로라도 주의 경우 세수는 대폭 늘어난 반면 범죄와 중독자 증가 등 예상되던 문제는 별로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 이를 반대하던 존 히켄루퍼 주지사도 이제는 찬성 쪽으로 돌아섰다.
워싱턴과 오리건 주 등은 이미 마리화나 판매를 전면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올 가을 가주마저 이를 허용하면 미 서해안 일대는 모두 마리화나 판매 허용주가 되며 가주가 그 중심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주민들이 과연 올 11월 마리화나 합법화 안을 승인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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