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교회에서 열린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했을 때, 자연스럽게 6월7일 캘리포니아 예선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화제에 올랐다. 타인종 참석자들이 버니 샌더스 후보에 대한 얘기를 시작하자 그 자리에 있던 한인들이 보인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샌더스 후보는 이미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패배 혹은 기권한 것 아니냐,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후보로 결정된 것 아니냐는 반응들이었다.
버니 샌더스 후보는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패배하지도 기권하지도 않았다. 그는 여전히 활발히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 17일 예상대로 오리건에서 승리하였다. 여러 주에서 승리하는 것 보다 대의원 수가 많은 큰 주에서 큰 표 차이로 이겨서 더 많은 대의원을 확보하는 것이 승리의 비결인 만큼 샌더스 후보는그런 전략으로 나머지 8개주 캠페인을 펼치는 듯 보인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받기 위해서는 대의원 2,383명을 확보해야하는데, 캘리포니아가 가장 많은 대의원을 가지고 있는 만큼 6월7일 캘리포니아 예선은 이들 후보 중 누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투표가 된다. 문제는 남은 8개주 선거에서 대부분 박빙이 예상되기 때문에 힐러리 클린턴도 2,383표를 얻기 힘들 전망이고 버니 샌더스 또한 이 표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힐러리 후보 진영은 당혹스러울수밖에 없다.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처럼 진즉에 끝냈어야 하는 승리가 샌더스 후보 지지자들 때문에 7월전당대회까지 끌고 가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투표를 하게 될 수퍼 대의원들 714명은 언제든 마음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두 후보에게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게임, 끝까지 가봐야 아는 게임이라는 이야기이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한인들 사이에서는 대선 본선에서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를 꺾기 위해서는 클린턴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그러나 MSNBC, 폭스, ABC 등주류 미디어들이 지난 주말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그렇지 않다.
샌더스 후보 그리고 클린턴 후보가 각각 트럼프 후보와 가상 대결을 펼칠 때, 클린턴은 트럼프에 질 것인 반면 샌더스는 이길 것이라는 결과들이다.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민주당 후보는 버니 샌더스라는 것이다.
이제까지 주류 언론들은 선거를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의 대결로만 밀고 가는 경향이 있었고 한인들도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샌더스 보다는 클린턴이 귀에 익은 것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버니 샌더스의 정치 경력이 결코 짧지 않다는 사실이다. 시장부터 시작해 상원의원까지 35년 간 활발하게 정치인으로 활동해왔고, 7월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경선을 이끌고 갈 만큼 많은 지지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공화당 유권자들이 트럼프 후보를 선택한 이유를 주목해 보자. 그들은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버니 샌더스 후보에 열광하는 이유는 그가개혁을 주창하고 있고, 그 어느 후보 보다 청렴결백하고 서민과 중상층을 위한 정치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예선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한인들은두 후보를 꼼꼼히 비교해 보고 투표를 해야 할 것이다. 이름을 많이 들어본 후보, 전에 좋아했던 후보라서 그대로 지지하는 것이 과연 제대로 된 선택일지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전국을 돌아 이제 캘리포니아에불어 닥칠 버니 샌더스 후보 열풍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보고, 민주당의 개혁 그리고 자신과 한인사회를 위해 어느 후보가 이익이 될 지를 따져보고 선택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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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영/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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