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명의로 1000만원을 기부하겠습니다!"
방송인 노홍철(37)이 1000만원을 걸었다. 매일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방송되는 MBC FM4U ‘굿모닝 FM'의 새 DJ 자리에 앉으면서 절대 지각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제가 지각하는 날, 첫 번째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신 분 성함으로 기부 하겠습니다. 지각을 안 하겠다는 얘깁니다. 이렇게라도 청취율에 도움이 된다면, 저는 행복합니다. 지각을 안 한다는 것에 포커스를 맞춰주세요!"
3년 여 동안 ‘굿모닝 FM'을 이끌며 ‘무디'라는 애칭으로 사랑받았던 전임 DJ 전현무의 후임이다. 30일 첫 방송을 마치고 만난 노홍철은 “아직 제 그릇에 맞는 프로그램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아직도 저는 믿기지가 않습니다. 실감도 안 나고요. 기계는 다 새 건데, 사람들은 그대로 있어서 낯섦과 편안함이 공존했어요. 긴장 많이 했는데 스태프들 덕분에 편안하게 할 수 있어서 한시름 놨습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시간대, 전임 DJ 전현무가 쌓아 놓은 청취자와의 유대감 등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이었다. "저와는 맞지 않을 것 같다"고 수차례 거절의 뜻을 보인 노홍철의 뜻을 돌린 건 전현무다.
“전현무씨가 이 프로그램에 대한 애착이 정말 강하더라고요. ‘내가 아는 동생이 해 줬으면 좋겠다'고 저를 설득했고, 저 역시 ‘(전현무)형의 후임이 아니라 대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받아들였어요. 전현무씨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다시 이 자리에 앉히는 게 목표고, 그 사이에 누가 되지 않도록 진심을 다해 다가가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기본적으로 이른 아침 방송에 지각하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30일 첫 방송 때문에 일찍 잠들어야하는데 공복에 잠이 오지 않을까봐 아이스크림, 과자, 사탕 등을 배불리 먹었고 TV, 오디오, 태플릿PC, 스마트폰까지 네 개의 알람을 맞췄다. 다행히 첫 날은 성공이었다.
“긴장하니까 되더라고요. 오늘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런 기본적인 실수는 없을 겁니다. 저는 특히 더 긴장해야 되는 사람이잖아요. 스태프들도 계속 메시지를 보내 줄 거고요."
시끄럽고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는 ‘방송인 노홍철'이 아니라 ‘인간 노홍철'의 모습으로 아침 청취자를 찾아갈 예정이다. 자신에게도 낯선 마이크 앞 노홍철의 모습이다.
“저처럼 캐릭터가 강한 방송인은 안정성이나 친근감을 위해 기존의 캐릭터를 밀고 나가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저도 40대를 바라보는 나이이고, 생각도 많아지고 진중한 면도 생겼거든요. 매일 아침 청취자를 만나야 하니까 그분들이 편안하려면 노홍철의 캐릭터보다는 원래 노홍철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조인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