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대권 야심의 애드벌룬을 띠운 이후 국내 언론 반응이 뜨겁다. 대부분 자기 정파, 자기 진영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권이 당황해 하고 있다. 야권에 애정을 갖고 있는 언론도 일제히 반기문 때리기에 나섰다.
반기문을 때리는 언론사와 언론인들, 그들의 주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객관성, 사실성, 균형감각, 가치중립적 언어들마저 결여되어 있다. 반기문에 대한 이코노미스트지의 악평도 여과 없이 보도했다. 언론으로서 책임감은 아예 없어 보인다. 특정 정당의 대변자들 같다. 칼럼리스트들은 주관적 예단을 일방적으로 쏟아낸다. 자기들이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
리더의 행적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공(功)이 많은 리더일수록 과(過)도 부각된다. 악평보다 많은 반기문의 공적도 그렇다. 유엔총장의 자리는 소신껏 자기 철학을 펼치기에 큰 한계를 가지고 있다. 유엔의 실질적 권한은 창설멤버인 강대국들에게 있다. 사무총장에게는 없다.
반기문은 그런 제약 속에서도 굵직한 큰일들을 해냈다. 유엔문제 전문가 마크 레온 골드버그 기자의 호평이다. 세계기후변화대책, 아이보리코스트 내전을 막은 그의 결단성, 카다피 축출을 위한 국제 군사개입의 분위기 결정적 조성, 지구촌 산모건강 및 남녀평등 문제 증진 등 얼마든지 있다. 그가 보여준 세계적인 리더십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다.
글로벌 시대다. 경제화, 민주화에 이어 세계화를 추진해야 할 문턱에 서 있다. 어떤 국내문제도 세계적인 콘텍스트에서 생각해야하는 지도자가 요구된다. 남북통일의 문제도 결국은 글로벌 차원의 정치력으로 실마리를 풀어가야 한다. 크게 보아 시대정신이다.
글로벌 코리아의 핵심은 무엇인가? 가난한 나라들에게 우리가 짧은 기간에 이룩한 경제적 성공과 민주화의 경험을 나누는 일이다. 반기문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의 모델을 가난한 나라에 접목시키는 데 있어서 그가 구축한 개인적, 공적 네트워크를 최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 반기문’은 박근혜 세력의 재집권의 수단이기에 반대한다는 주장은 대국적 견지에서 보면 큰 이슈가 아니다. 그를 중심으로 국가적 위업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면 밀어주는 게 당연하고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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