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화되면서 중국 금융시장도 공포에 떨고 있다.
당장 위안화 약세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24일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118위안 높은 6.5776위안에 고시했다.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위안화 가치를 전날보다 0.18% 낮춘 것이다.
이에 따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 대비 0.4% 떨어졌고 홍콩 역외외환시장에서도 위안화 가치는 0.5% 하락한 6.6186위안으로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려갔다.
중국 증시도 영국 국민투표 개표 결과가 전해진 오후장부터 폭락하기 시작했다. 현재 상하이종합지수는 오후 1시5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2.76% 떨어진 2812.20을 기록하고 있다.
브렉시트는 먼저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 가치를 급락시키며 투자세력이 리스크 회피를 위해 달러화와 엔화의 강세를 이끌어내는 순서로 위안화 절하 압력을 가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영향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위안화는 이미 상당한 절하 압박을 받고 있어 브렉시트는 위안화 절하를 가속화시킬 악재로 꼽혀왔다.
말레이시아 메이뱅크는 브렉시트로 인한 달러 강세로 위안화가 최대 5.2%까지 절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렇게 되면 위안화로 평가되는 A주(중국 내국인 거래 주식) 시장에서도 자금유출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훙하오(洪灝) 교통은행 국제연구부 수석 전략가는 "상대적으로 A주 시장은 폐쇄된 시장이어서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제조, 원자재 업종의 기업은 위안화 파동의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영국의 EU 탈퇴로 인해 영국을 거점으로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던 중국의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영국 런던은 홍콩에 이은 세계 두 번째의 역외 위안화 거래시장으로 오는 10월 1일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을 앞두고 위안화 개방의 최대 거점이었다.
아울러 중국은 브렉시트에 따라 중국 최대의 교역상대인 유로존의 편제가 바뀌면서 영국, EU와 무역 관련 협정을 장기간 협상에 걸쳐 다시 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영국 및 EU와 무역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많은 중국기업이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영국을 시장진입이 까다로운 EU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보고 진출을 확대해온 중국기업들은 영국의 EU 탈퇴로 투자 규모를 조정하거나 본부를 이전할 채비를 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외부 리스크의 내부 전이를 회피하기 위해 선강퉁(호<삼수변에 扈>港通) 추진 시기를 늦추거나 기준 및 범위를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 A주시장의 ‘견조한 흐름’을 보면 브렉시트가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과대 평가돼 있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 편입이 또다시 무산됐는데도 중국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동결에도 증시 변동성이 약했던 것에서 보듯 이번 브렉시트 역시 단발성 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영국이 EU 탈퇴를 결정해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인민은행이 시장에 개입해 위안화 환율 안정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브렉시트로 달러화가 급등하고 위안화 가치가 폭락하면 과거와 같은 금융시장 혼란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한 증시 전문가는 “일시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점차 영향이 약화될 것으로 본다”며 “위안화 환율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한 브렉시트가 중국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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