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서유럽의 몇 나라를 다녀왔다. 여행사를 이용한 단체관광이어서 시간과 행동에 제약을 받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편의성도 많아 대체로 권유할만한 여행이었다.
이제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다수의 미주한인들이 해외여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 유럽국가, 특히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서유럽 지역으로 떠날 분들을 위해 이번에 직접 경험하고 느낀 점을 전하고 싶다. 여행을 계획하는데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유럽은 관광명소와 뛰어난 볼거리가 헤아릴 수없이 많고 그동안 많은 책자와 영상으로 소개되었으므로 이를 새삼 되풀이해서 소개한다 해도 별 의미는 없을 것이다. 그 보다는 여행자에게 도움이 되고 나아가 사견이지만 한인관광회사가 앞으로 모색해야할 진로를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여행자가 알아야할 점은 유럽 관광지는 가는 곳마다 각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넘쳐나서 문자 그대로 도떼기시장을 방불케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아무리 잘 들어도 주마간산 식 관광은 피할 수가 없다. 2~3일 지나면 어디서 무엇을 보았는지 기억조차 희미해진다. 그러므로 방문지역에 대한 정보를 미리 공부해두면 큰 도움이 된다.
여행에 함께 할 인원은 2명 또는 4명과 같이 짝수로 팀을 이루는 것이 편리하고 중학교 미만의 아이들이나 70대 중반 이상의 고령자는 동행을 삼가 하는 것이 피차 좋다.
유럽 여행은 거의가 세계의 역사와 문화예술의 중심무대를 살펴보는 산 교육의 장이 된다. 단순히 눈도장 찍기를 목적으로 하는 관광객 보다는 고등학교나 대학교 재학의 자녀들을 보내는 것이 더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들이 견문을 넓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관광회사의 선택도 매우 중요하다. 요란한 광고에 의존하지 말고 세간에 잘 알려진 여행사를 선택해 제값 치르고 이용하는 것이 그만큼 고생을 줄이고 여행의 질도 높일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한인 여행사에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 첫째는 그런 비용과 일정을 가지고 이토록 괜찮은 여행스케줄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었을까 하는 노고에 대한 찬사이다. 둘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과 같은 마라톤 관광은 이제 한계점에 왔으므로 하루 빨리 새로운 관광 전략을 개발해야할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유럽관광은 아무리 일정을 잘 세워도 볼 것이 너무 많고 어차피 다 볼 수도 없기 때문에 방문 대상지를 세분화 내지 특화하여 관광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가는 수밖에 없다. 아직 질보다 양을 선호하는 한인관광객의 성향이 큰 장애요소가 되지만 이미 유럽 전역에 파도처럼 몰려오는 아시아권 관광객의 인해전술에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피할 수없는 선택이다.
구미 여행사들은 휴식과 관광을 겸한 상품을 오래 전부터 채택하였고 최근 일부 한인여행사도 시도하고 있다. 여행사 간에 무리한 경쟁 보다는 상호협조 또는 분업 같은 보완적 제휴가 필요하다. 상생의 방법이야말로 앞으로 한인여행사가 유럽관광의 치열한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윈윈’의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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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연 수필가·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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