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많은 세월이 흘렀다. 1950년대 고등학교 영어 교과서에 ‘미소는 헤아릴 수 없는 가치가 있다’라는 내용을 배웠다. 하지만 당시 우리나라는 전쟁 중이어서 그리 실감나는 내용은 아니었다.
미국이 제2의 고향된 지금 생각하면 여기서는 인사가 없는 일상생활이란 상상할 수가 없다. 특별히 처음 만나는 사람과 미소를 지으며 건네는 환한 아침인사는 상쾌하고 하루를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
이른 아침 공원을 산책하는데 종종 마주치게 되는 미국 친구가 ‘Hi. Happy Summer day‘ 라고 인사를 건넨다. 순간 반사적으로 “아! 이런 인사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받아보는 인사였다. 무덥고 불쾌지수가 높은 여름날을 잘 보내라는 뜻이리라. 나도 미소를 지으며 이 인사를 다른 사람들에게 한다.
어느 날 어린 손녀와 함께 공원을 산책하는데 할아버지가 지나는 사람마다 인사를 하는 것을 본 손녀가 “왜 할아버지는 상대방은 답례도 하지 않는데 자꾸 먼저 인사를 하느냐” 하고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것은 인사 할 때마다 내가 기쁘기 때문이고 아무도 답례는 안했을 지라도 내 인사가 받는 사람에게는 기분을 좋게 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낮은 목소리로 손녀에게 말해 주었다.
톨스토이는 세 가지 질문의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첫째,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인가? 둘째,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셋째,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그리고는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가장 필요한 사람은 내가 지금 만나는 사람이고,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선을 행하는 일이라고 답했다.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지적에 감명을 받았다. 우리는 매일 세대가 다른 사람, 인종이 다른 사람, 여자와 남자들과 만나며 살아가고 있다. 이들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으로 대해야 한다. 이들이야말로 나에게 천사일 수 있고 내가 그 사람에게 천사가 되기도 한다.
살아가면서 상처도 많이 받게 되고 삶이 무거워질 때가 있다. 만나는 사람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생기 있는 인사를 건넨다면 그것은 곧 자신의 기쁨이 돼 돌아온다. 인간관계는 유연해지고 그러면서 결국 우리의 삶도 가벼워진다. 삶이 가벼워지면 때때로 예고 없이 닥쳐오는 어려움도 탄력 있게 뛰어 넘을 수 있게 된다.
언제든 우리는 저마다 ‘헤아릴 수 없는 가치’를 지닌 미소가 가득한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할 수 있다. 이것은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 시간이 드는 일도 아니다.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누구에게라도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일이다.
미소와 인사를 통해 이웃 사이의, 그리고 공동체 내의 기쁨과 행복은 배가 된다. 무덥고 긴 여름이다. Happy Summer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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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업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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