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LB 30개 구단 중 승률 1위 질주…최근 불펜 영입 박차
▶ 컵스, 1908년 이후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도전

2003년 리글리 필드를 찾은 빌리 시아니스의 손자 샘과 염소. [AP=연합뉴스]
'밤비노의 저주'(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넘긴 보스턴 레드삭스가 저주 때문에 우승을 못 했다는 주장)가 2004년 깨진 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래된 저주는 '염소의 저주'다.
1945년 컵스 열성 팬이자 염소 농장 주인인 빌리 시아니스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월드시리즈 4차전이 열린 리글리 필드에 '머피'라는 이름의 염소를 끌고 왔는데, 냄새에 항의한 관중 때문에 경기장에서 쫓겨났다.
이때 시아니스는 "망할 컵스는 더는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저주했고, 공교롭게도 컵스는 1945년을 끝으로 월드시리즈조차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미신이라며 그냥 넘길 수도 있지만, 컵스는 지난 세월 동안 저주를 풀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다.
시아니스의 후손과 염소를 함께 야구장에 초청한 뒤에도 저주가 풀리지 않자, 작년에는 포스트시즌 시작을 앞두고 푸드 파이터 5명이 18㎏의 염소고기를 13분 22초 만에 먹어치우기까지 했다.
그리고 올해, 컵스는 25일까지 59승 38패 승률 0.608로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를 달리며 '염소의 저주'를 극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 컵스는 2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7.5경기까지 격차를 벌려 사실상 지구 우승은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저주를 풀려면 디비전 시리즈, 챔피언십 시리즈, 월드시리즈까지 거쳐야 할 단계가 적지 않다.
막강한 선발에 비해 불펜의 힘이 떨어지는 컵스는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마감시한(다음 달 1일)을 앞두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컵스가 점찍은 마지막 퍼즐 조각은 '쿠바산 미사일' 왼손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28·뉴욕 양키스)이다.
ESPN을 비롯한 미국 주요 스포츠 매체는 이날 컵스와 양키스의 트레이드가 임박했다고 일제히 전했다.
왼손 불펜투수가 필요했던 컵스에 채프먼은 딱 알맞은 카드다.
가정 폭력에 연루돼 올해 30경기 출전정지를 받았던 채프먼은 복귀 후 31경기에서 3승 20세이브 평균자책점 2.01을 기록한 메이저리그 최정상 불펜투수다.
컵스가 채프먼을 데려오기 위해 내놓을 선수는 상위 싱글A에서 활약 중인 유격수 글레이버 토레스(20)다.
토레스는 컵스가 애지중지하는 유망주이며, ESPN 선정 유망주 순위 15위에 올라갈 정도로 잠재력이 큰 대형 내야수 재목이다.
올해가 끝난 뒤 채프먼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데, 컵스는 채프먼을 고작 3개월 남짓 쓰려고 핵심 유망주까지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컵스 수뇌부가 올해를 월드시리즈 우승의 최적기로 판단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에 앞서 컵스는 21일 시애틀 매리너스로부터 왼손 불펜 투수 마이크 몽고메리(27)를 영입했고, 이날 조 네이선(42)을 올해 처음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올렸다.
그만큼 컵스는 절박하게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에 '올인'하고 있다.

컵스 트레이드가 임박한 아롤디스 채프먼. [USA TODAY=연합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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