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니스 해스터트 전 미국 하원의장이 휠체어를 탄 채 미네소타 주 연방 교도소에 입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데니스 해스터트(74) 전 미국 하원의장이 동성 제자 성추행 전력을 인정하고 징역 15개월 실형을 선고받아 교도소에 수감된 후에도 법정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5일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해스터트 전 의장은 성추행 피해자 중 한 명이 "입막음용으로 약속한 돈을 모두 갚으라"며 제기한 계약위반 소송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고 "지급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스터트 전 의장의 변론을 맡은 존 엘리스 변호사는 일리노이 주 켄달카운티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이 소송이 공소 시효를 넘겨 제기됐을 뿐아니라 피해자가 당국에 해스터트의 부정행위를 공개하면서 계약 조건이 깨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스터트 전 의장이 거액의 뭉칫돈 지급에 합의한 것은 피해자가 성추행 사실을 공개하거나 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법원은 이 청원에 대한 심리를 오는 10월 13일 진행하기로 했다.
해스터트 성추문의 피해자 중 한 명이자 해스터트 기소·투옥 사건의 핵심 인물인 A는 지난 4월 "성추행 사실을 비밀에 부치는 대가로 350만 달러(약 40억 원)를 받기로 했으나, 아직 180만 달러와 그에 대한 이자를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A는 소장에서 해스터트 전의장이 정계 입문 전인 30여 년 전, 시카고 인근 요크빌고등학교 교사 겸 레슬링부 코치로 일할 당시 레슬링 캠프에 참여했다가 만 14세 나이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로 인해 오랜 기간 공황발작에 시달렸고 실직과 우울증, 정신과 치료와 입원을 반복했으나, 이같은 문제들을 해스터트와 연관시키지 못하고 있다가 2008년 또다른 성추행 피해자들 이야기를 듣고 비로소 원인을 찾았다"고 진술했다.
해스터트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총 170만 달러를 은행에서 인출했는데, 이 가운데 총 95만2천 달러를 2012년 7월 이후 2년 6개월 사이 여러 개의 은행 계좌에서 1만 달러 이하 액수로 나눠 인출하다 당국의 수사망에 적발됐다. 그는 작년 5월 불법 분산거래 및 미 연방수사국(FBI) 상대 허위진술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으며, 지난 4월 미국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으로부터 징역 15개월과 2년간의 보호관찰을 선고받았다.
해스터트는 법정에서 과거 동성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검찰은 '공소 시효 만료'를 이유로 해스터트를 성추행 혐의로 기소하지는 않았다.
연방하원의원 11선을 연임하고 1999년부터 2007년까지 8년간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 자리를 지킨 해스터트 전 의장은 지난달 미네소타 주 로체스터의 연방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는 연방법에 의거, 형량의 85%인 최소 13개월 이상을 복역해야 가석방 대상이 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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