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한 박물관에 전시된 백인과 유색인종 전용 급수대
미국 텍사스 주에 있는 한 작은 마을의 공동묘지가 법에서 훨씬 일찍 금지한 '백인만 매장' 정책을 인제야 폐기한다.
25일(현지시간) AP 통신과 온라인 매체 텍사스 트리뷴에 따르면, 텍사스 주 노머나에 있는 샌 도밍고 묘지는 백인만 묻도록 한 해묵은 차별 정책을 없애기로 지난 22일 결정했다.
이는 노마나 묘지협회와 히스패닉 인권단체인 아메리칸 GI 포럼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텍사스 주 중남부에 있는 노머나는 2010년 인구통계국 조사에서 113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집계된 작은 마을이다.
뉴스라곤 눈 씻고 찾아보기 어려운 이 도시가 언론의 시선을 끈 건 한참 시대에 뒤떨어진 인종차별 탓이다.
약 40년 전 남편 페드로와 사별한 백인 여성 도로시 바레라는 올해 초 남편의 유해를 노머나의 샌 도밍고 묘지에 안장하려다가 퇴짜를 맞았다.
묘지 운영자인 지미 브래드퍼드가 백인이 아닌 멕시코 출신 히스패닉인 남편의 유해를 묘지에 둘 수 없다고 거절했기 때문이다.
그는 바레라 부인에게 전통적으로 히스패닉과 백인이 아닌 인종이 묻힌 델 보스케 묘지에 남편의 유해를 묻으라고 덧붙였다.
'성스러운 일요일'이라는 뜻의 스페인어 이름이 붙은 샌 도밍고 묘지에 히스패닉이 묻히지 못하는 역설은 이 마을의 역사와 관련이 깊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주로 백인이 노머나 시를 세운 만큼 샌 도밍고 묘지는 이들의 후손을 위한 영면의 장소가 됐다는 게 묘지협회의 설명이다.
그러나 시대에 역행하는 차별 탓에 죽어서 남편의 곁에 묻힐 수 없다는 사실에 분노한 바레라 부인은 멕시코계 미국인 법률옹호교육재단과 손잡고 샌 도밍고 묘지와 노머나 묘지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소송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아는 묘지협회 변호인 측은 인종과 국적에 기반을 둔 샌 도밍고 묘지의 '백인만 매장' 차별 정책이 무효라는 미국연방지법 넬바 곤살레스 라모스 판사의 선언을 서로 인정하는 선에서 합의하자고 바레라 측에 제안했고, 바레라는 이를 받아들였다.
미국에서 시신 매장과 관련한 인종차별 정책은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1948년 철폐됐다. 그런데도 공공장소에서 흑백의 분리와 차별을 규정한 짐 크로 법 탓에 1960년대 중반까지 텍사스 주 묘지에선 죽어서도 인종차별이 벌어졌다.
텍사스 주 법도 묘지 운영단체에 사망한 사람의 인종, 피부색, 국적에 따라 매장을 금지하는 정책을 채택하거나 이를 강제로 집행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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